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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 곁 맑은 하늘”…창원에서 만나는 고요한 휴식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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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 곁 맑은 하늘”…창원에서 만나는 고요한 휴식의 시간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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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을 찾는 여행객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공업도시라는 인상이 강했지만, 지금은 푸른 해안과 한옥이 공존하는 고요한 휴식지로 주목받는다.  

 

쾌청하게 개인 하늘 아래 29.5°C의 포근한 날씨, 옅은 북풍이 스치는 아침. 진해보타닉뮤지엄부터 바다와 만나는 진해루, 그리고 소박한 광암해수욕장까지—도심 곳곳마다 계절의 선명한 빛깔이 번진다. SNS에서는 산책길 풍경 사진이나 한옥 처마 밑 쉼표처럼 기록된 한나절의 감상이 잦고, 여행 카페엔 “실제로 바다 내음이 마음을 씻어준다”는 체험담이 이어진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콰이강의 다리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콰이강의 다리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창원시는 최근 야외 활동이 급증하며, 지역 관광지 방문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고 발표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 자주 찾는 광암해수욕장이나, 전통문화를 경험하려는 젊은 세대들의 ‘창원의집’ 예약도 증가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제 여행의 목적이 빠른 이동과 체험에서, 느린 휴식과 심리적 회복으로 옮겨가는 중”이라고 해석한다.  

 

현지에서 만난 이은정(37) 씨는 “진해보타닉뮤지엄 산책길에서 파도 소리와 꽃향기를 함께 느끼니, 오랜만에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라 고백했다. 창원의집을 찾는 중장년층 방문객들은 “한옥 마루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어릴 적 시골집이 떠올랐다”며 시간의 결을 되짚기도 한다.  

 

커뮤니티 반응도 따뜻하다. “광암해수욕장 모래밭 위를 맨발로 걸어보면, 일상 모든 근심이 덜어진다”, “진해루 일몰은 늘 사진보다 더 아름다웠다”는 댓글들이 이어지고, 창원만의 한적한 기운을 그리워하는 이들도 늘었다.  

 

여행지의 환기는 단지 아름다운 풍경 때문만은 아니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이 열어주는 새로운 감각 때문이다. 바다 내음과 솔숲 사이 걷는 산책, 한옥 처마 끝에 맺힌 햇살처럼 느릿하고 따스한 순간들이 도시 여행의 의미를 바꿔 놓는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번 주말, 잠깐의 여유가 필요하다면 창원의 맑고 높은 하늘 아래 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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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해보타닉뮤지엄#광암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