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계기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정동영, 2018년 ‘데자뷔’ 언급하며 북미 대화 촉진론
정치를 둘러싼 북미 대화 재개 전망과 대북제재 실효성 논란이 다시 국회에서 맞붙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2018년을 연상케 하는 ‘데자뷔’라는 표현까지 꺼내 들어 주목을 받았다.
정동영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의 질의에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양측 정상은 준비가 돼 있는 상태”라고 답했다. 이어 “지금 열쇠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심에 달려 있다”며, 실제로 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판문점이 장소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밝혔다.

정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고 언급한 데 주목했다. 이어 “평화공존을 주제로 얘기한다면 만날 생각이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북측 메시지의 변화를 해석했다.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핵무력 과시가 이루어진 뒤 북미 대화가 성사됐던 2018년 사례를 거론하며, “이번에도 중국과 러시아라는 든든한 배경하에서 북한이 핵 무력을 과시한 점이 회담 가능성의 근거”라고 밝혔다. 그는 “2017년 11월 29일 ‘국가핵무력 완성’ 후 남북·북미 대화에 나선 데 이어, 이번에도 열병식 후 대화로 전환할 수 있다”며 반복되는 패턴을 강조했다.
한편 대북 제재 실효성 관련 논란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이 “제재 및 대북 강압 정책 속에서 핵 능력만 고도화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자, 정 장관은 “제재 그리고 대북 강압 정책 속에서 핵 능력은 고도화되고 키워졌다는 것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며 제재 무용론을 거듭 언급했다.
정치권은 이날 정동영 장관의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발언과 대북 제재 무용론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향후 북미 대화 재개 여부와 그에 따른 한반도 정세 변화를 주목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발언을 바탕으로 남북, 북미 대화 재개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