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특검 출석 거부 아니다"…이준석, 尹공천개입 의혹 대면조사 공방 격화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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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2022년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특검팀은 이 대표의 출석 거부를 주장하며 수사 차질을 토로했고, 이 대표는 오히려 특검이 협의를 거부했다고 반박하며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이 대표는 12일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던 특검 대면 조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법상 민 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 기한은 28일까지로 제한돼 있어, 이달 중에는 출석이 어렵다는 이 대표 측 입장을 감안하면 수사 기한 내 대면조사는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특검팀은 이 대표가 피고발인 신분인 동시에 핵심 참고인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 재직하던 2022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공천 과정에 개입하려 했고, 해당 정황이 담긴 통화녹음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소환 조사가 예정된 17일을 앞두고 이 대표의 진술과 증거자료를 토대로 혐의를 다질 계획이었다.

 

특검팀은 이달 초부터 이 대표 측과 출석 일정을 조율했다며, 평일뿐 아니라 주말 조사 일정까지 제시했지만 이 대표 측이 이달 중에는 출석이 어렵다며 대면조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 관계자는 내부 보고에서 이 대표 진술이 의혹 실체 규명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런 특검 설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전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일과 시간이 아닌 새벽, 심야, 공휴일 등 모든 가능한 시간대를 열어두고 출석 일정을 다각도로 제안했으며 변호인 입회가 보장된다면 즉시 조사에 응할 준비가 돼 있음을 분명히 전했다"고 말했다. 대면조사에 응할 의사가 충분했는데도 특검이 제시한 방안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특검이 제시한 날짜 통보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러한 조율 노력에도 특검 측은 제안된 시간을 모두 거절한다는 입장만을 회신했다"며 "조사를 진행할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이 충분했음에도 현실적인 협의 없이 특정 일자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출석하지 않은 것처럼 비치는 언급을 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출석 거부라는 특검 표현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라는 반박이다.

 

수사 기한을 보름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핵심 당사자와 특검이 일정 협의 과정부터 충돌하면서, 17일로 잡힌 윤 전 대통령 소환 조사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주장해 온 통화녹음과 구체적 정황 진술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특검 수사의 실효성과 향후 기소 여부 판단에도 제약이 커질 수 있어서다.

 

다만 특검팀과 이 대표 측 모두 출석 의지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고 있어 향후 막판 절충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여야는 특검 수사와 별개로 공천 개입 의혹의 정치적 책임을 두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고,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통화녹음 파일의 실체와 적법성, 향후 공개 방식 등을 놓고 법리 논쟁도 확산되고 있다.

 

수사 기한이 임박한 만큼 정치권은 공천 개입 의혹과 특검 수사 공방이 내년 총선 정국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회는 관련 특검 연장과 제도 보완 필요성을 두고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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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민중기특별검사#윤석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