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수용체 차단 신약”…비보존, NIH 오피오이드 중독 치료제 도전
세로토닌 및 mGluR5 수용체를 동시에 차단하는 이중 길항 신약 후보 VVZ-2471이 오피오이드 중독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비보존은 8일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약물남용연구소(NIDA) 산학 협력 과제로 VVZ-2471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미국 국립기관으로부터 5년간 약 640만 달러(한화 약 90억 원)의 연구 자금 지원을 받으며, 임상 및 비임상 단계 개발을 본격화한다. 업계는 이번 NIH 선정이 글로벌 중독 치료제 시장 진입 경쟁의 분기점이라 평가한다.
VVZ-2471은 세로토닌 5-HT2A 수용체와 대사성 글루탐산 수용체 mGluR5를 동시에 차단하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신약 후보로, 중추신경계(진통 및 중독 관련) 영역에 특화돼 있다. 이중 표적 길항 방식 덕분에 기존 단일 표적 제제 대비 오피오이드 및 코카인 등 중독 원인 물질에 대한 행동 및 금단 유지 효능이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현재 국내에서는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을 위한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 환자 임상 2상을 수행 중이며, 비임상 시험 결과 진통 효과와 더불어 중독치료 적응 가능성을 보여 주목받는다.

NIDA 연구지원 선정은 미국 내에서 신약 검증 절차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실제 VVZ-2471 플랫폼 기반의 비임상 연구·임상 개발이 모두 미국 현지 공동 연구기관 주도로 이뤄지며, 신경계 질환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오피오이드 중독 및 코카인 중독 치료 시장이 미국 내 연간 5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는 점에서, 이번 진입은 신약 상업화 및 글로벌 경쟁구도 내 차별적 포지셔닝이 가능한 신호탄이 될 것으로 해석한다.
비보존은 이번 오피오이드 중독 치료제 과제와 함께 코카인 중독(CUD) 치료제 개발도 NIH에 공식 신청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오피오이드 및 코카인 중독의 사회·경제적 부담은 심각한 반면, 승인된 치료제 부재 상태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독 질환에 특화된 신경계 약물 개발 경쟁은 글로벌 빅파마와 스타트업, 학계가 참여하는 치열한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연구개발과 별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FDA 등 세계 주요 규제 기관의 임상 데이터 인정 범위 확장도 향후 과제다. 국내외 제약사들은 비임상 AI 데이터, 임상적 타당성 입증 등 각종 규제 변화에 대응하며 치료제 인허가 가능성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NIH와의 협력 및 연구 자금 확보는 신약의 대형시장 진입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산업계는 이번 NIH 선정이 단순한 연구비 조달을 넘어, 글로벌 신경계 치료제 시장에서의 기술 격차 및 상용화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