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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섬마을 산책”…화성의 자연을 거닐다, 감성·휴식 모두 잡은 여행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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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선선한 비와 함께 걷는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맑은 날이 무조건 좋다 여겼지만, 지금은 빗속 풍경을 누리는 게 또 다른 힐링의 일상이 됐다.

 

경기도 화성시에선 비 내리는 가을 저녁, 고요한 섬마을과 식물원, 유서 깊은 사찰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가령 서신면의 제부도는 물때에 열리는 바닷길의 신비로움 덕분에, 해변과 해안선을 따라 산책하며 빗속 바람을 오롯이 느끼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SNS에는 “제부도에 갔더니 안개 내린 해변이 그림 같았다”, “조용히 걷기만 해도 마음이 풀렸다”는 체험담이 줄을 잇는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화성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화성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나타난다. 최근 경기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화성시 도심 외곽의 자연 명소 방문객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가족 단위 방문객도 많지만, 혼자서 식물원을 찾고 섬을 걷는 혼행족의 비중 역시 눈에 띄게 높아졌다. 팔탄면의 우리꽃 식물원에서는 계절마다 바뀌는 희귀식물과 온실 산책이 인기다. “식물원 산책로에서 듣는 빗소리가 생각보다 위로가 됐다”는 리뷰도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일상의 회복, 자연에서 찾기’라 부른다. 한 여행 칼럼니스트는 “사람들은 빗속에서 걷는 여유, 조용한 풍경을 만나는 순간에 자기 감정까지 정돈되는 경험을 한다. 단순한 명소 방문이 아니라 마음의 쉼표를 찍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비 오니까 더 한적해 좋았다”, “꽃과 나무들에 물방울이 맺힌 모습이 평소와 달라서 특별했다”는 댓글처럼, 소소한 자연의 변화에 호감을 보인다. 누군가는 “조용한 사찰 경내를 걷다 보니 생각이 정리됐다”면서, 용주사의 고요함에서 느낀 감정을 전했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화성의 섬길, 식물원, 사찰에서 쉬어가는 경험은 자연을 누리는 일상으로, 내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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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제부도#용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