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암호화폐 거래는 확대, 커스터디는 신중”…JP모건, 점진적 시장진출에 금융권 주목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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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4일, 미국(USA) 대형 은행 JP모건체이스가 본격적으로 기관투자자를 위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고객의 자산을 직접 보관하는 커스터디 서비스는 당분간 제공하지 않기로 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신중한 전략전환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결정은 최근 가속화되는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 경쟁과 복잡해진 규제 환경 속에서 JP모건의 위험관리와 전략적 접근이 결합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JP모건 글로벌 마켓 및 디지털자산 부문 책임자 스콧 루카스(Scott Lucas)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거래 인프라 구축에 본격 나서지만, 당분간 직접 커스터디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JP모건은 거래 서비스의 안전성과 규제 준수 여부를 최우선으로 삼고, 적합한 커스터디 파트너를 검토하면서 시장 수요와 규제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루카스는 “리스크 한도와 규제 불확실성을 감안해 거래 서비스가 우선이며, 커스터디는 다음 단계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JP모건, 암호화폐 거래 진출 선언…직접 커스터디는 보류
JP모건, 암호화폐 거래 진출 선언…직접 커스터디는 보류

현재 JP모건은 이더리움(Ethereum) 네트워크와 블록체인 플랫폼 ‘베이스(Base)’를 활용한 예치형 토큰(JPMD)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험 중이다. 이 토큰은 JP모건의 현금성 결제 모델에 연계돼, 향후 스테이블코인과 함께 디지털 결제 인프라 확장의 핵심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명확해진 미국 금융 당국의 규제 방향성이 JP모건의 시장 전략 수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조치는 글로벌 금융권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주요 은행 및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암호화폐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JP모건은 안정성과 단계별 확대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는 ‘토큰화 금융’ 흐름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뉴욕타임스(NYT)와 CNBC 등 주요 외신들도 JP모건의 보수적 전략이 글로벌 암호화폐 산업 재편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JP모건의 커스터디 도입 보류를 두고 금융권 내부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한 쪽에선 신중한 접근이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긍정론이 제기되는 반면, 이미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 중인 경쟁 글로벌 은행과 비교해 JP모건의 시장 진입 속도가 다소 느리다는 지적도 나온다.

 

루카스 책임자는 “명확한 규제 체계와 기술적 안정성이 갖춰질 시점에 맞춰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의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JP모건의 결정이 글로벌 금융기관의 디지털자산 전략에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시장의 내재 리스크와 변동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진단한다. 암호화폐 시장은 제도적 기준이나 투자심리에 따라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의 선택이 국제 금융시장의 디지털 전환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동시에 시험하는 계기가 되는 가운데, 전통 금융기관과 디지털자산 시장의 경계가 재조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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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스콧루카스#암호화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