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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백신, 신경계 합병증도 막는다”…고령자·면역저하층에 예방 전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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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백신, 신경계 합병증도 막는다”…고령자·면역저하층에 예방 전략 주목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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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예방 백신이 기존 감염 예방을 넘어 심각한 신경계 합병증, 심지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까지 줄이는 전략적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의료계는 여름철 극심한 더위와 함께 면역력 저하로 대상포진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에 주목하면서, 백신 접종의 실효성과 파급력을 강조한다. 실제 국내 빅데이터 분석 결과 50세 이상 성인에서 백신 접종자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23%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 ‘질병 예방 체계의 변화점’으로 평가된다.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를 유발했던 바이러스가 신경계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다시 활동하면서 신경을 따라 극심한 통증과 수포성 발진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감기 몸살과 유사해 근육통, 두통 등이 먼저 나타나기 쉽다. 이후 통증 부위에 띠 모양의 발진이 퍼진다. 통상 발병 72시간 내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핵심이며, 조기치료 시 질환 경과 단축과 신경통으로의 이행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기술적으로 백신은 두 가지로 분류된다. 기존 생백신은 면역력이 충분한 성인에게 효과적이지만, 신경면역질환자, 장기 이식자, 항암 치료 환자 등 면역저하자에게는 비생백신이 안전성과 예방 효과 모두에서 우위를 보인다. 비생백신은 면역 기능이 취약한 환자에도 접종이 가능하고, 대상포진은 물론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발생까지 약 90%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피부 병변이 사라져도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이어지는 후신경통은 일상생활을 심각하게 위협하며, 만성 통증으로 발전해 기존 약물 치료 효과도 제한적이다.

 

현행 의료 현장에서는 발병 후 신속한 항바이러스제 투여와 함께 프레가발린, 가바펜틴, 항우울제, 국소 마취제 등이 병합 투여돼 통증 조절이 시도된다. 그러나 고령자·면역저하자 집단의 경우 이 같은 치료만으로는 만성화 및 중추신경계·심혈관 합병증 위험을 완전히 억제하기 어렵다. 최근 진행된 경희대 의과대학 연구에 따르면 2012~2021년 50세 이상 성인 220만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상포진 백신 접종 집단에서 심혈관계 질환 발생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근거가 제시됐다.

 

글로벌 헬스케어 업계는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고령층, 면역저하층을 위한 대상포진 백신 접종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비생백신의 경우 미국 FDA와 유럽 EMA에서 안전성과 효과를 인정받았으며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관련 승인을 확대하는 추세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백신이 단순 감염 예방을 넘어, 신경계 및 전신 합병증 차단과 고령·만성질환자 삶의 질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성일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는 “대상포진 백신은 단순히 발진을 막는 차원을 넘어 신경계와 심혈관계 질환 위험까지 낮추는 전략적 예방 수단”이라며 “특히 면역저하 환자에는 필수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러한 백신 기술이 고령·만성질환 사회에서 실제 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예방, 제도 및 인식 개선의 균형이 차세대 건강관리의 핵심 조건이 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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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백신#신경계합병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