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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디스크 치환술 부각”…젊은 목디스크 급증에 의료계 주목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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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생활 전반에 스며들면서 목디스크로 불리는 경추추간판탈출증이 중장년층을 넘어 20·30대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루 대부분을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고개를 숙인 채 지내는 이른바 거북목 자세가 일상화된 결과다. 의료계는 초기에는 단순한 뻐근함과 어깨 결림으로 시작되지만 치료 시점을 놓치면 팔 저림과 두통, 심한 경우 보행 장애와 대소변 장애로까지 진행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구조적 치료 전략이 중요해지는 국면으로 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목디스크 진료 환자는 97만 6351명으로 100만 명에 근접했다. 연령별로는 50·60대가 전체의 53.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20대 3만 7270명, 30대 8만 9361명 등 젊은 층 비중도 9.2%에 이르며 증가세가 뚜렷하다. 과거 퇴행성 변화가 주된 원인이던 질환이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과 결합하면서 연령대가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목디스크는 경추, 즉 목뼈 사이의 디스크가 탈출하거나 노화 등으로 약해지면서 척추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뒷목과 어깨 상부 통증이지만, 신경 압박이 진행돼 척수가 손상되면 하지 마비, 다리 힘 빠짐, 감각 저하, 대소변 장애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구조적인 문제로 진행되면 단순 약물로는 회복이 어려워지고 수술적 개입이 필요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개입 필요성이 강조된다.

 

진단은 주로 엑스레이 촬영과 MRI를 통해 진행한다. X선은 전체적인 뼈 정렬 상태와 변형을, MRI는 디스크 탈출 정도와 신경 압박 위치를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의료 현장에서는 대부분의 환자에게 우선 비수술적 치료를 적용해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도수치료, 신경주사치료가 대표적인 1차 치료 옵션이다.

 

최근에는 절개 없이 진행되는 최소침습 시술도 확대되는 추세다. 경막외신경성형술으로 불리는 RACZ 시술은 카테터를 이용해 경막외 공간까지 접근한 뒤 유착을 풀고 약물을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완화한다. 고주파 수핵성형술로 알려진 IDET은 고주파 열에너지를 이용해 디스크 내부 수핵을 부분적으로 수축시켜 신경 압박을 줄이는 방법이다. 특정 신경가지를 선택적으로 차단해 통증 전달을 줄이는 신경가지 치료술도 비수술 대안으로 활용된다. 이들 시술은 통증 원인 부위에 직접 접근하기 때문에 약 복용만으로는 개선되지 않던 통증을 줄이고 입원 기간과 회복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또는 중등도 환자에게 적합한 옵션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정 기간에 걸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신경 장애가 동반될 정도로 압박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최근 주목받는 방법이 인공디스크 치환술이다.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하고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인공디스크를 삽입해 경추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 방식이다. 과거 표준으로 자리 잡았던 유합술, 즉 고정술이 뼈와 뼈를 고정해 통증은 줄이지만 목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반면, 인공디스크 치환술은 굽힘과 젖힘, 회전 등 목의 운동 범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장기적인 구조 보호 효과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기존 유합술은 고정된 분절의 움직임이 줄어드는 대신 인접한 분절에 기계적 부담이 집중되면서 주변 디스크의 퇴행을 앞당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인공디스크 치환술은 관절 움직임을 보다 자연스럽게 남겨 인접 분절에 가해지는 추가 압력을 줄여 준다는 평가다. 실제 수술에서는 목 주름선을 따라 앞쪽을 최소 절개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흉터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고, 뼈나 인대를 대규모로 제거하지 않기 때문에 회복 속도도 빠른 편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 이후 관리에서는 재활의 비중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단순히 통증이 줄었다고 일상으로 복귀하기보다는 물리치료와 맞춤 운동치료를 병행해 목 주변 심부 근육과 어깨 girdle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재발 방지의 핵심으로 꼽힌다.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 밸런스를 바로잡으면 디스크와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완화돼 장기적인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예방 차원의 생활 습관 관리도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숙면 시에는 베개 높이를 과도하게 높이지 말고, 정자세에서 목이 자연스럽게 C자 곡선을 유지하도록 받쳐주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컴퓨터 작업 시에는 모니터 상단이 눈높이와 비슷한 위치에 오도록 조정해 고개를 앞으로 길게 내미는 거북목 자세를 피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화면을 눈높이에 가깝게 올리고, 장시간 고개를 숙인 자세를 유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장시간 책상 앞에 앉아야 하는 직군이라면 최소 1시간에 한 번은 자리에서 일어나 목과 어깨를 좌우로 돌리고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통해 경추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권고된다.

 

김진욱 인천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의료원장은 목디스크 치료 방향에 대해 단기 통증 완화보다 구조적 교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목디스크는 통증만 줄이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디스크와 척추 정렬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핵심이 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 인공디스크 치환술을 포함한 다양한 치료 옵션을 환자 상태에 맞춰 정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며 정확한 영상 진단과 기능 평가를 바탕으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울 때 건강한 목의 움직임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와 산업계는 척추 질환의 저연령화 흐름 속에서 이러한 운동 보존형 수술과 최소침습 시술 기술이 실제 진료 현장과 보험 제도 안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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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인천나누리병원#인공디스크치환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