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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전립선비대 복합제”…동국제약, 유레스코정으로 치료 옵션 넓힌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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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비대증 치료 전략이 단일 성분 위주의 단계적 요법에서, 복합제를 통한 초기 집중 관리 방식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동국제약이 타다라필과 두타스테리드를 한 알에 담은 유레스코정을 선보이면서 환자 입장에서는 복약 편의성과 증상 개선 속도를 동시에 노리는 선택지가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전립선비대증이 고령화 시대 대표적 만성질환으로 고착된 만큼, 이번 복합제 출시에 비뇨기질환 치료제 시장 재편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국제약은 2일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전문의약품 유레스코정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유레스코정은 발기부전 치료제로 알려진 성분 계열인 타다라필 5밀리그램과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두타스테리드 0.5밀리그램을 하나의 정제로 결합한 세계 최초 조합의 전립선비대증 복합제다. 회사 측은 국내 임상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고, 전립선 크기 감소와 배뇨 증상 개선을 동시에 겨냥한 이중효과 제제로 소개했다.

유레스코정의 기술적 핵심은 서로 작용 기전이 다른 두 성분을 하나의 제형으로 구현해 초기 증상 완화 속도와 장기적인 질환 진행 억제를 함께 노린 점이다. 타다라필은 PDE 5 억제제, 즉 특정 효소를 차단해 평활근 이완과 혈류 개선을 유도하는 약물로, 약뇨나 잔뇨감 같은 배뇨 증상과 빈뇨, 야간뇨 등 저장 증상을 완화한다. 두타스테리드는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전립선 성장에 관여하는 보다 활성형 호르몬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막아 전립선 크기를 줄이고 질환 악화를 늦춘다. 두 기전을 동시에 적용하면 기존 단일 성분 대비 초기 증상 개선 체감 속도를 높이면서도 수년 단위의 장기 관리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전립선비대증은 나이가 들며 전립선이 커지면서 배뇨 기능에 이상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 2023년 국내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약 158만 명 수준으로 집계됐고, 고령 인구 비중 확대에 따라 꾸준한 증가세가 관측된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와 배뇨 증상을 완화하는 다양한 약물을 함께 쓰는 병용 처방이 일반적이지만, 서로 다른 약을 여러 정 복용해야 해 순응도 관리가 과제로 지적돼 왔다. 특히 이번 복합제는 이러한 복약 부담을 줄이면서도 병용 요법의 이점을 유지하려는 방향으로 설계된 점에서 주목받는다.

 

전립선비대증 치료 시장에서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알파차단제와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 조합 등 다양한 복합제를 선보여 왔다. 그러나 타다라필과 두타스테리드의 조합은 이번에 동국제약이 세계 최초로 제형화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PDE 5 억제제를 이용해 배뇨 증상 개선을 앞당기고, 동시에 전립선 크기 감소 효과를 노리는 접근은 미국과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도 언급되지만, 실제로 하나의 정제로 구현한 사례는 많지 않다. 국내 시장에서는 다국적 제약사 중심의 단일 성분 약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국산 복합제가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어느 정도 점유율을 확보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규제 측면에서 유레스코정은 기존에 효능과 안전성이 축적된 두 성분의 복합제라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기전의 신약에 비해 허가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전립선비대증 약물은 장기간 복용이 일반적인 만큼, 실제 처방 환경에서의 안전성 모니터링과 보험 급여 기준 설정이 향후 시장 확대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등재와 약가 결정 과정에서 비용 대비 효과성이 중점 검토 대상이 되며, 이미 다양한 제네릭과 기존 복합제가 포진한 상태라 약가 전략과 급여 범위에 따라 병원 채택률이 달라질 수 있다.

 

동국제약은 유레스코정을 비뇨의학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동국제약 마케팅 관계자는 유레스코정이 국내 임상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된 배뇨장애 증상 개선제라며,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의 치료 선택 폭을 넓히고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고령사회 가속화로 전립선비대증 관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이번 복합제 출시는 장기 복용에 적합한 복합제 중심의 치료 패턴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러한 복합제가 실제 처방 현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자리 잡을지 주시하고 있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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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약#유레스코정#전립선비대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