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면 폴더블폰 경쟁”…애플, 아이폰 폴드에 펜 도입 저울질
폴더블 기술 경쟁이 스마트폰 산업의 새 축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애플이 올 하반기 선보일 첫 폴더블 아이폰을 둘러싼 펜 지원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화면을 앞세운 아이폰 폴드가 애플 펜슬까지 품을 경우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경계를 허무는 하이브리드 기기로 재편될 수 있어서다. 반대로 초박형 디자인을 우선할 경우, 삼성전자가 겪은 S펜 딜레마를 답습하지 않기 위한 차별화 전략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택이 폴더블폰 시장의 사용성 기준과 생태계 구도를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업계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이 준비 중인 첫 폴더블폰 아이폰 폴드는 접었을 때 약 5.5인치, 펼쳤을 때 약 7.6인치 크기의 내·외부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전망이다. 화면비는 4대 3에 가까운 형태로, 초창기 아이패드 미니 7.9인치와 비슷한 체감 크기를 제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기존 아이폰 프로 맥스 라인업의 6.9인치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실질적으로는 작은 태블릿에 가까운 사용 환경이 예상된다.

화면 크기가 커지는 만큼 소프트웨어 전략도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아이폰 운영체제 iOS 27은 폴더블 전용 멀티태스킹 기능을 대거 탑재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패드OS에 적용된 화면 분할 뷰, 슬라이드 오버 등 다중 앱 동시 구동 인터페이스가 아이폰 폴드에 맞게 재구성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에서는 iOS 27이 향후 애플 폴더블 기기 전반의 소프트웨어 토대를 마련하는 첫 버전이 될 것으로 해석한다.
7.6인치에 달하는 대화면을 전면에 내세우는 만큼 애플 펜슬 지원 여부도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메모와 드로잉, PDF 문서 서명, 영상 편집 타임라인 정교 조작 등 생산성 작업에서 펜 입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패드를 활용해 그래픽 작업이나 필기 중심 워크플로를 구축해 온 사용자들은 폴더블 아이폰에서도 유사한 경험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애플 내부에서도 펜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스티브 잡스가 2007년 첫 아이폰 발표 당시 스타일러스를 부정하며 손가락 중심 인터페이스를 강조했지만, 현재 애플 펜슬은 아이패드 생태계의 대표 생산성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저지연 필기, 압력·기울기 인식 같은 정교한 센서 기술과 소프트웨어 통합 덕분에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터, 학생과 전문가 계층까지 폭넓게 쓰이고 있다.
이런 변화는 아이폰 폴드의 포지셔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이폰 브랜드의 연속성을 앞세워 휴대성과 휴대폰 정체성을 강화할 경우, 펜을 굳이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아이패드와의 하이브리드 기기로 재정의할 경우 펜은 선택이 아닌 필수 기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같은 하드웨어를 두고도 마케팅 방향에 따라 제품 기획이 달라질 수 있는 대목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행보는 애플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신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7 개발 과정에서 두께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S펜 내장 및 완전한 지원을 과감히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폴더블 기기의 구조적 약점인 두께 문제를 해소해 일상 휴대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펜을 핵심 기능으로 여겨 온 충성 고객 사이에서는 생산성 약화와 차별점 상실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게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삼성 내부에서 후속작에서 다시 S펜 지원을 복구하는 방향, 더 나아가 아이폰 폴드와 유사한 짧고 넓은 비율의 화면 설계를 재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폴더블폰이 단순히 접히는 스마트폰이 아닌, 펜과 멀티태스킹을 기반으로 한 휴대용 작업 기기로 진화하는 흐름에 다시 초점을 맞추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애플 입장에서는 삼성의 실험과 시행착오가 초기 제품 설계 전략을 가다듬는 데 유용한 벤치마크가 되는 셈이다.
다만 기술적 제약 요인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아이폰 폴드는 펼쳤을 때 두께가 약 4.5에서 4.8밀리미터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아이패드뿐 아니라 맥북 계열 일부보다도 얇은 수준으로, 내부 부품 배치에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업계에서는 기기가 워낙 얇아 3차원 얼굴인식에 필요한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을 온전히 탑재하기 어렵고, 대신 측면 또는 전원 버튼 일체형 터치 ID 지문 인식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처럼 공간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애플 펜슬 입력을 위한 디지타이저 레이어까지 더하면 두께와 무게 모두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디지타이저는 펜의 위치와 압력을 정교하게 감지하는 센서 레이어로, 폴더블 구조에서는 힌지 부위에서의 휘어짐까지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 패널 두께를 늘리지 않으면서 디지타이저를 내장하고, 동시에 폴딩 내구성을 유지하는 것은 고난도 공정 과제로 꼽힌다.
특히 접히는 중앙 주름 부위에서의 펜 인식 정확도 확보와 기계적 피로 문제는 기술적 난제로 지목된다. 펜을 사용할 경우 같은 위치에 반복적인 압력이 집중되기 때문에, OLED 발광층과 보호층뿐 아니라 디지타이저 전극 구조까지 장기 내구성을 보장해야 한다. 이런 요구를 만족하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스택을 구현하려면 현재보다 소재와 공정 수준이 한 단계 더 성숙해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애플이 첫 세대 아이폰 폴드에서 펜을 제외할 경우 초기 진입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아이패드와의 내부 경쟁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애플 펜슬을 지원하면 아이폰 폴드는 곧바로 크리에이터와 전문가를 겨냥한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로 자리 잡을 수 있지만, 아이패드 미니와의 제품 간 구분이 모호해질 가능성도 커진다. 가격 정책과 라인업 조정까지 연쇄적인 전략 수정이 필요해지는 지점이다.
글로벌 폴더블 시장 동향도 변수다. 중국 업체들 다수는 대화면 폴더블에서 필기용 펜을 제공하기보다, 얇고 가벼운 폼팩터와 카메라 성능, 가격 경쟁력에 더 무게를 두는 전략을 택해 왔다. 반면 삼성은 S펜을 전면에 내세워 생산성과 차별화된 사용성을 강조하는 노선을 유지해 왔다. 애플은 이 두 축 가운데 어느 쪽에 더 가까운 포지션을 선택할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규제와 인증 측면에서는 펜 지원 여부가 직접적인 심사 변수는 아니지만, 폴더블 구조에서의 내구성 시험 항목과 품질 보증 범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펜 사용을 공식 지원하면 힌지부와 디스플레이에 대한 내구성 테스트 기준을 상향해야 하고, 패널 수리와 리퍼비시 정책에도 반영해야 한다. 특히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유지해 온 애플 특성상, 초기 폴더블 제품에서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아이폰 폴드 1세대 모델에서 애플 펜슬 지원이 제외되더라도, 차세대 폴더블 전용 디스플레이와 디지타이저 기술이 성숙하면 후속 세대에서 기능이 추가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다. 실제로 다른 애플 제품에서도 최초 세대에는 과감히 기능을 덜어내고, 이후 생태계와 사용 행태가 확인된 뒤 하드웨어를 확장하는 전략이 반복돼 왔다는 평가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펜을 지원하는 초박형 폴더블 패널 양산은 아직 난도가 높은 기술 과제라며 애플이 첫 제품에서는 폼팩터 완성도와 내구성, 배터리 구조 최적화에 우선순위를 둘 경우 펜 지원은 후속 세대 로드맵으로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폴더블폰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계를 허무는 가운데, 애플이 두께 경쟁과 생산성 강화 중 어떤 축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 지형이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업계는 애플의 선택이 폴더블폰 사용성의 기준선을 어디에 그을지, 그리고 펜을 둘러싼 디자인과 기술 경쟁 구도를 어떻게 재편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