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금리 인하 기정사실 아냐”…미국 연준, 동결론 우세 속 양적긴축 중단 합의
현지시각 기준 19일, 미국(USA)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12월 기준금리 결정을 두고 동결을 선호하는 의견이 인하 주장보다 우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내용 공개는 미국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연준 내부에서 신중론이 상당하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의사록에 따르면 10월 회의에 참석한 다수의 위원들은 각자의 경제 전망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일부 위원들은 경제가 자신들의 예상대로 흘러갈 경우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연준이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정량적 표현을 감안하면, 12월 금리 동결을 선호한 위원이 인하를 주장한 위원보다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의사록은 또 12월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최적일지에 대해 위원들 사이 견해차가 상당했다고 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0월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12월 추가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볼 수 없다고 반복해 강조한 배경에 이러한 내부 이견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연준은 10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가운데 다수가 소폭 인하에 찬성했으나, 스티브 마이런 이사는 0.50%포인트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존 금리 수준 유지를 주장했다. 의사록은 당시 몇몇 위원이 금리 동결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적시해, 슈미드 총재 외에도 동결 입장에 동의한 인사가 추가로 있었음을 시사했다. FOMC 의사록에는 해당 회의에서 투표권이 없는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발언도 함께 반영된다.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이런 온도차는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가 안정 목표를 중시하는 위원들은 섣부른 완화가 인플레이션 재가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하는 반면, 경기와 고용 둔화를 우려하는 위원들은 추가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는 구도다. 시장에서는 12월 한 차례 더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왔으나, 이번 의사록으로 연준이 보다 데이터 의존적 접근을 고수하고 있다는 시그널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월 회의에서 연준은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과 관련해 오는 12월 1일부터 자산 축소를 중단하는 방안에 대해 ‘거의 모든’ 참석자가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록은 지급준비금이 이미 ‘충분한’(ample) 수준에 도달했거나 이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제시됐다며, 이런 판단에 따라 대다수 참석자가 12월 1일부터 대차대조표 축소를 종료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연준의 양적긴축은 보유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도래 자금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이다. 채권 매입을 통해 통화를 공급하는 양적완화(QE)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연준은 그동안 은행 지급준비금이 양적완화 시기의 ‘풍부한’(abundant) 수준에서 줄어들어 ‘충분한’ 수준을 다소 상회하는 지점에 이르면 양적긴축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해 왔다.
월가에서는 최근 미국 단기자금시장에서 익일물 초단기 금리인 SOFR(무위험지표금리)이 연준이 직접 관리하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넘어서는 현상이 잦아진 점을 주목해 왔다. 담보부 금리인 SOFR는 통상 은행 간 무담보 금리인 연방기금금리보다 낮게 형성돼 왔지만, 최근에는 SOFR가 연방기금금리를 상회하는 역전이 반복되며 시장 불안이 부각됐다. 월가 일각에서는 연준의 양적긴축과 미국 재무부의 단기 국채 발행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 공급이 위축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준이 지급준비금이 충분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양적긴축 종료를 예고한 것은 단기자금시장 스트레스를 완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기준금리 자체의 추가 인하 여부를 둘러싸고 내부 의견이 갈리는 만큼, 향후 몇 달간 발표될 물가와 고용 지표가 연준의 판단을 좌우할 전망이다. 국제사회와 금융시장은 연준의 양적긴축 중단과 12월 금리 결정이 글로벌 금리와 자본 흐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