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영, 조력 사망 임계점 맞서며”…최후의 결단→마음 뒤흔든 고뇌

환한 미소로 환자를 마주하던 우소정의 눈에는 어느새 무거운 고민이 깃들었다. 이보영은 ‘메리 킬즈 피플’에서 분성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의사 우소정으로 등장, 위태로운 운명 앞에서 관객의 숨결을 붙들었다. 순간마다 오가는 생과 사의 경계, 그리고 그 한복판에서 선택을 내려야 하는 인물이 던지는 죄책감과 후회의 파장, 이보영의 연기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박태형의 조력 사망 이후, 투신을 시도한 배미영과 마주한 우소정의 감정은 일순간 균열을 맞는다. 환자의 바람을 듣지 못했다는 뼈아픈 자책, 삶과 죽음의 무게를 안은 슬픔, 다시 삶을 원한다는 배미영 앞에서 흔들리는 내면이 담백하면서도 절절하게 전해졌다. 범상치 않은 삶의 돌발적 전환 속에서, 과연 우소정이 실수한 것인지, 혹은 오만했던 것인지 스스로 길을 물었던 대사는 화면 너머까지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이어 반지훈과 손을 맞잡은 채, 마약상 구광철의 함정 수사에 직접 뛰어든 우소정은 자신의 목숨의 경계를 시험하는 순간까지 주사기를 들고 맞서는 결연함을 보여주었다. 누군가의 마지막 선택을 지켜봐야 하는 자리에서, 오롯이 살아남은 자가 짊어지는 딜레마는 이보영의 표정을 타고 조용히 번져갔다. 특히, 자신의 몸에 약물을 주사하는 신에서는 결정 앞에 선 인간의 두려움과 용기가 예민하게 교차했다.

방송 마지막, 우소정이 또다시 시한부 노인의 곁에서 조력 사망을 암시하는 장면이 그려지고, 구광철의 여동생 구혜림은 조력 사망 동업 협의를 위해 등장했다. 앞으로의 극 전개가 더욱 팽팽한 긴장감과 기대를 품게 했다. 매회 압도적인 감정선을 선보인 이보영은 흔들리는 인간 내면의 복잡함을 직조하며, 오랜 여운을 남겼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삶과 죽음을 가르는 선택의 지점에서 이보영이 마지막으로 남길 이야기는 오는 12일 밤 10시 ‘메리 킬즈 피플’의 최종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