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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달 불능 반복”…구명로비 의혹 김장환 목사 증언 또 불발, 내달 4일 재시도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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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외압 의혹을 둘러싼 법정 공방을 앞두고 특검팀과 핵심 증인이 다시 부딪쳤다. 이명현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특별검사팀이 구명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장환 목사를 상대로 공판 전 증인신문을 시도했지만, 소환장 송달이 반복해 무산되면서 절차가 또다시 미뤄졌다.

 

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 장혜정 판사는 24일 수원지법에서 김장환 목사에 대한 제1회 공판 전 증인신문을 열고, 기일을 내달 4일로 재지정했다. 김 목사는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법원 전산 시스템에 따르면 법원은 김 목사에게 여러 차례 증인 소환장 송달을 시도했으나, 매번 수취인 불명, 송달불능 등의 사유로 반송됐다. 사정에 밝은 법조계에선 현재 김 목사가 서울 소재 한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김 목사에 대한 공판 전 증인신문은 애초 이달 3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때도 소환장이 전달되지 않아 한 차례 기일이 연기됐다. 당시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법정에서 "김 목사 쪽에서 일부러 증인 소환장을 송달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의도적 회피 정황을 언급했다.

 

김 목사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 주목을 받아 왔다. 국방부 조사본부가 채상병 순직 사건을 재검토하던 2023년 8월 김 목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면담하고, 임 전 사단장과 통화한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이 정황을 두고 임 전 사단장을 채 상병 사망사건 책임자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김 목사의 역할과 발언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 참고인 출석을 요구했으나, 김 목사는 모든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특검은 이에 따라 정식 재판에 앞서 공판 전 증인신문 절차를 통해 증언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검 수사기한이 임박했지만, 특검은 증인신문 계획을 유지하기로 했다. 특검팀 관계자들은 수사 기간이 28일 종료된 이후에도 내달 4일로 잡힌 공판 전 증인신문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법원에 전달한 상태다. 수사권은 소멸하더라도 이미 청구된 증인신문 절차는 계속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김 목사가 계속해 소환장 수취를 거부하거나 송달이 불능 상태로 남을 경우, 특검은 전략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 법조계에서는 특검팀이 공판 전 증인신문 청구를 철회하고, 정식 재판 과정에서 김 목사를 증인으로 다시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 21일 수사외압 의혹의 피의자 12명을 재판에 넘겼다. 여기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이 포함돼 있다. 채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군 수사 개입 여부와 책임 소재가 법정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향후 법원은 김장환 목사에 대한 증인신문 진행 여부와 방식을 검토하는 한편, 윤 전 대통령 등 주요 피고인들의 형사 책임 판단을 위한 공판 준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치권은 수사외압과 구명로비 의혹을 두고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국회는 관련 쟁점을 둘러싼 후속 논의를 다음 회기에서 이어갈 계획이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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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환목사#이명현특검#윤석열전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