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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원씩 20년”…연금복권, 로또와는 다른 ‘느린 행운’에 설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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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원씩 20년”…연금복권, 로또와는 다른 ‘느린 행운’에 설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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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금복권을 사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한 번에 목돈을 받는 대신, 평생에 걸쳐 일정액을 받는 ‘느린 당첨’이 또 다른 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별히 갑작스러운 벼락부자인 삶이 아니라, 매달 찾아오는 700만원의 소박한 행운이 그만큼 일상에 가까워진 걸까.

 

8월 28일 동행복권이 발표한 278회 연금복권 720+ 당첨결과에도 달라진 복권의 풍경이 담겨 있다. 1등 번호는 2조 634676번. 여기에 당첨된 이들은 20년 동안 매달 700만원씩 연금처럼 돈을 받는다. 세금을 뗀 실수령액은 월 546만원. 누군가에겐 집값 한 번에 들어오는 1등 복권보다 “언제나 지켜주는 용돈 같은 행복이 낫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연금복권 720 278회 당첨결과
연금복권 720 278회 당첨결과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연금복권720+의 1등 당첨확률은 1/5,000,000으로 전통의 로또6/45(1/8,145,060)보다 다소 높다. 한 달 100만원이 10년간 지급되는 2등, 매주 목요일이면 새로운 꿈을 꾸는 이들, 그리고 뒷자리가 맞으면 100만원씩 주는 3등까지 다양한 구간이 마련돼 있다. 지점에서 종이 복권을 사는 익숙한 방식 외에, 온라인 예약 구매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복권을 오래 연구해온 심리 전문가들은 “연금식 지급 구조는 불확실한 한 방보다, 작은 희망을 오랫동안 곁에 두고 싶은 심리를 반영한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복권=목돈’이란 공식을 깨고, 일상에 스며드는 행복의 형태가 변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커뮤니티에는 “매달 들어오는 당첨금이면 건강보험료부터 아이 교육비, 부모님 용돈까지 생활에 쓸 수 있다”는 후기들이 늘고 있다. “로또는 한순간의 폭죽 같다면, 연금복권은 매달 내게 말을 거는 햇살 같다”는 표현도 나온다.

 

작고 사소해 보여도, 이 같은 선택은 삶의 흐름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로또식 행운이 부와 운명의 궤적을 순식간에 뒤흔드는 것이라면, 연금복권의 인기는 오랫동안 지켜보는 꿈, 오래 기다릴수록 더 소중해지는 행운을 상징한다. 복권을 고르는 기준이 다르고, 꿈꾸는 삶의 모습 또한 더 다양해진 지금. 매주 목요일 저녁, 또 한 사람의 ‘느린 행운’이 조용히 시작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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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복권720#동행복권#로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