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추가 하락 가능성 커졌다”…비트코인, 테더 지표 약세와 기술 패턴 붕괴 우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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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가파른 조정을 이어가며 추가 하락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주요 온체인·기술 지표가 일제히 약세 신호를 내는 가운데, 시장 유동성 축소 징후까지 겹치며 투자 심리가 빠르게 냉각되는 모습이다. 이번 조정은 일본(Japan)과 미국(USA)의 통화 정책 기대 변화, 레버리지 청산 확대 등 거시·수급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로 해석된다.

 

외신 크립토뉴스Z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7% 넘게 급락하며 8만5000달러 선으로 밀려났고, 장중 한때 8만3814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2개월 동안 고점인 12만5725달러에서 약 33% 하락한 수준이다. 현지시각 기준 1일 장에서는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이 발생하면서 하락세를 부추겼고, 특히 3억4900만달러 상당의 매수 포지션이 정리되며 매도 압력이 급격히 늘었다.

비트코인 추가 하락 가능성 제기, 테더 지표와 기술적 패턴 경고등
비트코인 추가 하락 가능성 제기, 테더 지표와 기술적 패턴 경고등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약세가 단순한 조정에 그칠지, 과거와 같은 대규모 하락장의 전조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통화 정책 긴축 시그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 약화 등으로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경계 심리가 확산하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시장 특유의 높은 레버리지 구조가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명 암호화폐 분석가 라크 데이비스(Lark Davis)는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시가총액에서 나타난 기술 지표에 주목한다. 그는 테더 시가총액 주간 MACD에서 약세 교차가 포착됐다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으로의 달러 유입이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과거 유사한 신호가 나타났을 때 비트코인이 통상 15%에서 21% 추가 하락했던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이 재현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베테랑 차트 분석가 피터 브랜드(Peter Brandt)도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고음을 냈다. 그는 비트코인이 2009년 이후 다섯 차례에 걸친 주요 파라볼릭(기하급수적) 상승 추세를 마감했다며, 과거 추세 이탈 국면에서는 고점 대비 75% 이상 조정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일간 차트에서도 100일 및 200일 지수이동평균(EMA) 사이에 약세 교차가 발생했고, 가격이 하락 채널 안에서 움직이는 패턴이 확인돼 기술적으로 매도 우위 구조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 같은 비관적 전망은 주로 과거 차트 패턴과 기술적 지표에 기반하고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테더 시가총액의 변화와 패턴 붕괴가 단기 수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현재 비트코인 시장은 현물 ETF 승인 이후 제도권 자금의 비중이 커진 점에서 과거 사이클과 구조가 다르다는 지적이다. 과거와 같은 75% 수준의 폭락 재연을 단정하기 어렵고, 기관 투자자의 매수·헤지 전략이 변동성 양상에 변수를 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외신 보도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뤄진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거시 유동성의 향방도 중요 변수로 꼽힌다. 중동·유럽을 비롯한 지역 갈등, 미국(USA) 대선 정국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주요 중앙은행의 긴축·완화 속도 조절이 위험자산 선호도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단순히 과거 가격 데이터와 기술 지표를 현재 시장에 대입할 경우, ETF 도입과 규제 환경 변화 등 구조적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향후 경로를 둘러싼 시각차가 뚜렷하다. 한편에서는 100일·200일 EMA 약세 교차와 하락 채널 유효성을 근거로 추가 하락을 경고하며 보수적 대응을 주문한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하락 채널 하단 구간 도달 시 기술적 반등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특정 지지선 부근에서의 거래량과 매수세 유입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속적인 고점 낮추기 패턴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정 수준 이하에서는 가치·장기 투자자들이 재진입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은 매도 압력이 계속될 경우 현재 수준에서 약 14.6% 추가 하락해 하락 채널 하단인 7만3600달러 선을 시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채널 상단을 명확히 돌파하며 추세 전환 신호를 보여주기 전까지는 매도 우위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투자자들은 각국 통화 정책 방향과 글로벌 유동성 흐름, 레버리지 포지션 동향 등 거시 환경과 수급 불균형이 빚어낼 변동성 확대 리스크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조정이 새로운 장기 하락장의 출발점이 될지, 강세장의 중간 조정에 그칠지 국제 암호화폐 시장의 시선이 쏠려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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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테더#라크데이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