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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투자 협상, 미국 현금 투자 요구 완화”…조현 외교부 장관, 새 대안 검토 밝혀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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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 협상을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이 입장 차를 좁히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최근 미국 측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고 언급하면서, 한미 간 긴장됐던 투자 협상에 진전 조짐이 보이고 있다. 조 장관은 지난해 10월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3천500억 달러를 전부 직접 투자로 할 경우 당장 우리의 외환 문제도 발생하고 경제에 심각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조 장관은 이어 “그래서 미국 측에 문제점을 다 설명했고, 미국 측에서 지금 새로운 대안을 들고나왔다. 지금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또한 “당초 미국이 3천500억 달러를 이야기할 때는 직접투자뿐 아니라 대출, 대출 보증까지 포함된 패키지였는데, 그 후 전액 직접 투자로 바뀌었고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미투자 방식과 관련해 조 장관의 발언 직후 대통령실은 “우리 측이 지난달 금융 패키지 관련 수정안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에 일정 부분 미국 측의 반응이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조 장관 역시 대통령실 설명의 의미에 대해 “그렇게 구체적인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미국이 일시불 현찰로 투자하라는 원래 입장에서 후퇴한 것은 맞지 않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변해, 미국이 직접 투자 요구에서 일정 부분 입장을 조정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계기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다”며 “그때까지 계속해서 이 문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상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당분간 추가 실무 협상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 투자 패키지 세부안을 두고 한미 간 조율 작업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편, 국회 국정감사에서 ‘보은 인사’ 논란이 불거진 차지훈 주유엔 대사 관련 질문이 나오자, 조 장관은 “엄격한 공관장 자격심사를 거쳤으며, 이전에는 서류심사만 했지만 대면 심사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제가 뉴욕에서 차 대사와 같이 회의를 했고,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며 언어 능력뿐만 아니라 회의 운영 역량까지 직접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은 조현 외교부 장관의 발언과 미국의 새로운 대안 제시에 대해, 대미 외교 방정식이 중요 분수령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향후 한미 정상회담 논의 상황에 따라 투자 패러다임 조율 결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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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미투자#외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