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분기 흑자 전환에 목표가 상향…에코프로비엠, 2차전지 재평가 본격화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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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고 에너지저장장치 ESS 및 유럽 공장 완공 이슈가 부각되면서 에코프로비엠이 2차전지주 전반의 재평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조정 이후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며 밸류에이션 부담과 신용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성장 스토리가 부각되는 양상으로, 중장기 투자 전략의 분기점에 놓였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6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장중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147,300원을 기록해 전 거래일보다 7.21 상승했다. 시가는 139,200원에서 출발해 장중 147,600원까지 상단을 높였고, 저가는 시가와 같은 139,200원 수준에서 형성됐다. 거래량은 약 30만주, 거래대금은 4,365억원으로, 최근 한 달 평균을 웃도는 규모다. 수급 유입이 동반된 상승으로 단기 반등 국면에 진입한 셈이다.

에코프로비엠[24754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에코프로비엠[24754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한 달간 흐름을 보면 10월 말 172,900원대에서 13만원대 후반까지 약 15 조정을 받은 뒤, 11월 들어 137,400원을 저점으로 14만~15만원대 회복을 시도 중이다. 6개월 기준으로는 5월 말 8만원대에서 10월 말 17만원대까지 급등한 뒤 현재 14만원대 초반에 자리해, 고점 대비 조정 구간에 있으면서도 약 70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단기 조정과 중기 상승이 교차하는 구조다. 최근 20거래일 평균 종가는 15만원대 초반으로 현재 주가는 20일선 아래에 있어 단기 추세는 여전히 조정 국면에 가깝다. 반면 60거래일 평균 종가는 13만7,000원 안팎으로, 현재가는 60일선을 상회한다. 이달 들어 13만 후반~14만 초반 구간에서 반복적으로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며 시장에서는 해당 구간을 1차 지지 레벨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수급은 외국인과 기관이 상반된 방향을 보이고 있다. 11월 18일부터 25일까지 6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약 5만주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약 7만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된다. 외국인이 조정 구간에서 비중을 소폭 늘리는 동안 기관은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조정을 병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가 단기 급등·급락 구간에서 변동성을 키우는 역할을 했고, 외국인 순매수 전환 시 주가 반등, 기관 매도 확대 시 낙폭 확대라는 패턴이 반복됐다.

 

동일 업종 내에서는 고성장·고변동성 특성이 뚜렷하다. 시가총액은 약 14조4,000억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올라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과 함께 중대형 배터리 성장주 그룹에 속한다. 이날 일간 등락률 7.2 수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 3.75, 삼성SDI 5.45, 엘앤에프 7.75, 에코프로머티 4.9 등과 비교해도 변동성이 높은 편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12대 중반으로 LG에너지솔루션 4대보다 높고 삼성SDI 24대보다는 낮아 업종 내 중간 수준이다.

 

재무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시장은 에코프로비엠을 실적 바닥 통과 후 회복 국면으로 보고 있다. 연간 기준 2024년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2025년 예상 기준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5년 2분기 영업이익 490억원, 순이익 343억원 수준이 예상되며, 전년 동기 대비 개선 폭이 크고 영업이익률도 6대 회복이 전망된다. ROE는 최근까지 마이너스 구간이었으나 실적 턴어라운드에 따라 중장기 플러스 전환이 점쳐진다.

 

전통적인 PER는 적자 구간 탓에 참고 가치가 제한적이고, PBR은 6배대 중반으로 업종 내 중상단에 위치한다. 6개월 동안 주가가 두 배 가까이 오른 뒤 최근 한 달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일부 완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사 컨센서스는 투자의견 매수 3.56점에 목표주가 165,667원 수준으로, 현재가는 목표가 대비 10대 초반 할인 구간에서 거래 중이다. 배당수익률은 두드러지지 않아 성장주 프리미엄 여부가 밸류에이션의 핵심 잣대로 작용하고 있다.

 

주가 상승을 직접적으로 자극한 요인은 3분기 실적 개선과 ESS용 양극재 비중 확대다. 에코프로비엠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000억원대, 영업이익 500억원대, 순이익 400억원대 후반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에 따른 ESS용 니켈코발트알루미늄 NCA 양극재 매출이 전분기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한 점이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 투자에서 발생한 투자이익까지 더해지며 현금창출력과 재무 체질 개선 기대가 커졌다.

 

유럽 전략도 중장기 성장 모멘텀으로 부각된다. 회사는 헝가리 데브레첸에 양극재 생산 공장을 건설해 국내 양극재 업체 가운데 최초로 유럽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작업을 마무리 단계에 두고 있다.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 유럽에서 생산·공급·판매가 이뤄지는 현지 완결형 공급망을 구축해 유럽 전기차·배터리 업체 대상 수주 경쟁력 강화를 노릴 수 있다.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유럽향 수주 협의 진척이 언급되며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했다.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에코프로비엠은 기존 하이니켈 NCA 중심 구조에서 리튬인산철 LFP, 고전압 미드니켈 HVM, 나트륨이온배터리 SIB, 리튬망간리치 LMR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특히 ESS 시장 확대에 대응해 LFP와 중저가용 소재 투자를 강화해 향후 고가 전기차용 하이니켈과 중저가 ESS·보급형 전기차용 소재를 동시에 공급하는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략이 원재료 가격 변동과 고객사 재고조정 국면에서도 매출 믹스를 조정해 마진을 방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본다.

 

다만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부정적 요인도 상존한다. 11월 18일 5대 급락과 21일 4 안팎 하락은 이차전지 업황 둔화 우려와 그룹 내 신용등급 리스크가 집중 부각된 시점이었다. 일부 채권시장 전문가들이 그룹에 대한 추가 등급 하향 압력을 거론하고, 3분기 단기부채 상환 지표 악화가 부각되며 단기 불안 심리가 확대됐다. 회사 측은 지주사 차원의 유동성 지원 가능성과 실적 회복에 따른 현금창출력 개선을 근거로 시장을 설득하고 있으나, 신용 이슈가 향후에도 간헐적인 변동성 요인으로 남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원자재 가격과 글로벌 업황도 주가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리튬 가격은 저점 통과 후 반등을 시도하며 양극재 업체들의 원가 부담 확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인도네시아 제련소 투자와 장기 공급계약으로 원재료 조달 안정성을 높이고,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가격 민감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리 수준, 전기차 수요 둔화 속도, 중국발 공급 경쟁 심화 등은 업황 전반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는 대목이다.

 

테마 측면에서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 양극재, 전기차, ESS 관련주로 분류된다. 최근 한 달간 3분기 실적과 유럽 공장 완공 이슈가 부각되며 ESS, 유럽 공급망, 글로벌 전동화 테마가 동시에 자극을 받았다. 반면 이차전지 업황 둔화나 그룹 신용도 우려가 제기될 때는 에코프로 그룹 3형제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등, 섹터 전체 리스크 오프 국면에서 가장 먼저 조정을 받는 종목 중 하나로 거론된다.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에코프로비엠은 단기 실적 개선과 성장성에서는 강점을, 밸류에이션과 변동성에서는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대비 매출 규모는 작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고, 삼성SDI와 엘앤에프 등 일부 업체가 일시적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분기 기준 흑자를 회복했다는 점이 차별 요인이다. 다만 PBR은 엘앤에프, 에코프로머티와 함께 업종 상단 수준이고, ROE는 아직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러 수익성 회복이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지수 대표주와 비교하면 에코프로비엠은 업종 대표 성장주지만 시장 전체를 이끄는 주도주라기보다 섹터 중심 종목에 가깝다는 평가다.

 

전망과 투자 전략을 보면 단기 1개월 기준으로 13만 후반~14만 초반 구간이 1차 지지선, 15만~16만원대가 단기 저항선으로 의식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 공장 가동과 수주 가시화, ESS용 NCA·LFP 매출 확대 관련 구체적 뉴스가 이어지면 15만원선 재돌파 시도가 나올 수 있지만, 이차전지 업황 지표가 악화하거나 신용 이슈가 재부각될 경우 13만원대 재시험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기 6개월 기준으로는 8만원대 저점에서 이미 큰 폭 상승한 만큼, 추가 상승 여지는 실적이 목표치에 근접해 나오는지와 유럽·인도네시아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테마와 뉴스에 따른 변동성 확대, 중장기적으로는 원자재 가격, 업황, 신용도 등 외생 변수 리스크를 함께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레버리지 비율이 완전히 낮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설비투자와 신사업 투자가 병행되고 있어, 글로벌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될 경우 실적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경계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ESS와 전기차, 유럽 현지화 등 구조적 성장 축이 동시에 자리 잡고 있어 실적 가시성 개선과 함께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는 중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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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2차전지#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