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장소 합의되면 빠르게 진행"…조국, 장동혁에 토론 수락하며 당대당 접촉 예고
정책 논란 속에서 여야 신임 지도부가 정면으로 맞붙을 조짐을 보였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대장동 사건 1심 판결 항소포기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의 공개 토론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여야 간 공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조국 대표는 24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내부 정비가 끝나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당 대 당 접촉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당에서 시간·장소 등 합의가 이뤄지면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 형식과 의제는 양당 협의를 통해 조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국 대표와 장동혁 대표가 마주 앉게 되면 대장동 사건 1심 판결 항소포기 사태를 둘러싸고 첨예한 공방이 예상된다. 조국혁신당이 출범 직후부터 검찰권 행사와 책임 공방을 주요 정치 의제로 삼아온 만큼, 토론이 성사될 경우 향후 정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역시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강경 대응 기조를 예고해 왔다.
이날 조국 대표는 당 대표 당선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그는 현충탑을 참배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찾아 묵념했다. 방명록에는 "국민의 하루를 책임지는 정치로 행복이 권리가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적었다고 전해졌다.
조국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배경에 대해 질문을 받자 "특별한 의미는 없다. 창당 직후부터 현충원에 올 때마다 김대중·김영상 전 대통령 모두 참배했다"고 말했다.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전직 대통령들을 함께 찾는 행보를 통해 정치적 외연을 넓히려는 의도가 읽힌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다만 그는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 행사에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거리를 뒀다. 조국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님 서거 10주기 추모 행사에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민주당 측의 개인적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며 "다른 당 내부 사정은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경계하면서도 보수·진보 양측 전직 지도자들에 대한 균형 있는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현충원 참배에는 전날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도부도 함께했다. 신장식 최고위원과 정춘생 최고위원, 서왕진 원내대표 등이 동행해 조국혁신당 새 지도부 구성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조국혁신당은 향후 당내 진용 정비를 마치는 대로 국민의힘과의 실무 접촉에 나서 토론 세부안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에선 조국 대표와 장동혁 대표 간 토론이 성사될 경우, 대장동 사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재점화되는 동시에 향후 국회 현안 처리 과정에서도 여야 대립이 격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양당이 토론 일정을 확정하면, 국회는 관련 쟁점을 두고 다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이며, 여야는 토론 결과를 각각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설득의 계기로 활용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