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악수 13일 만에 성사”…이재명 대통령, 통합 넥타이로 협치 물꼬 텄다
여야 불신이 극에 달한 국면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초청으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전격 회동했다.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뤄진 오찬에서는 각 당 대표가 13일 만에 공식 악수를 나누며 정치권 긴장감이 일시에 완화되는 국면을 보였다. 정청래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내란 세력과 악수하지 않겠다’고 밝힌 지 37일 만의 변화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파란색과 빨간색이 교차하는 ‘통합 넥타이’를 착용해 여야 화합의 의지를 실질적으로 드러냈다. 양측 대표와 수석대변인,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80분간 진행된 비빔밥 오찬에서 이 대통령은 “여당이 많이 가졌으니 더 많이 내어주라”고 강조했고, 정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장동혁 대표는 “정 대표님과 악수하려고 마늘과 쑥을 먹기 시작했는데 100일이 채 안 된 시점에서 악수하게 돼 감사하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정 대표도 “당선 축하드린다. 오늘의 만남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다만, 정 대표는 “비상계엄 책임 세력은 국민께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오찬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으나, 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도 잇따랐다. 단독 회동에서 장동혁 대표는 교육부 장관 인선과 특검 수사,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등 문제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상생과 화합의 차원에서 경청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장동혁 대표에게 “대표님 말에 공감 가는 게 꽤 많다. 많이 도와주실 것 같아 안심된다”고 언급한 뒤, 다시 한번 발언기회를 주며 ‘협치 모델’ 가동의 출발점임을 시사했다. 장 대표는 “말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게 협치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야당과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회동 메뉴로는 한국적 화합의 의미를 담은 비빔밥과 배추된장국, 소고기 양념구이, 생선 요리 등이 올랐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갔다”고 평가했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역시 “일단 만나는 게 시작이며 긍정적 회담으로 봤다”고 밝혔다.
여야 지도부 간 회동은 오랜 냉각기를 지나 재가동의 신호탄이 된 가운데, 향후 국정운영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정치권은 이번 악수와 대화에 힘입어 입법 및 정책 협력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