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연구도 융합으로”…교육부, 집단연구에 87억 대규모 투입
디지털과 바이오 기술이 인문사회 연구와 융합하며 학술 분야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최근 2025년 인문사회 분야 학술연구 집단연구군 신규 지원대상 49개 과제를 선정, 총 87억 원 규모의 재정 투입을 공식화했다. 정부는 1963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을 통해 인문사회 지식 인프라를 확장하고, 학문간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연구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업계와 학계는 이번 발표를 디지털·글로벌 융합연구 경쟁의 분기점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총 3개 연구소 지원 프로그램—인문사회 연구소, 글로벌 아젠다 연구, 글로벌 인문사회 융합연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올해는 특히 인문·사회 분야의 순수 학문형 연구소 지원을 대폭 늘려 38개소를 선정했으며, 각각 연평균 3억 3천만 원을 최대 6년간 지원한다. 글로벌 아젠다 연구는 사회 변화에 따른 데이터 기반 갈등 분석, 기술혁신이 촉발한 글로벌 이슈와 변화 대응 등 실제 현안 해결에 초점을 맞춘 다학제적 접근이 강화됐다. 해당 과제 중 국외형 연구는 해외연구기관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국제 연구 네트워크를 넓힌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유의미한 사례로는 북극~동해~유라시아 극동 종단로 기반의 생물 유존체(사람·가축·작물) 발굴 및 유전자 분석을 포함한 융합연구가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고고학과 생명과학, 데이터 분석, 인문학적 해석이 결합된 이른바 ‘탈학문’적 융합으로, 유라시아 대륙의 교역·문화교류 실증과 인류사 연구의 외연 확장에 기여할 전망이다. 기존 문헌 및 이론 중심 인문사회 연구 방식에서 벗어나, 자연과학적 분석 기술(분자생물학, 유전체 분석 등)을 적극 활용한 점에서 한층 발전된 모델로 평가된다.
이러한 혁신적 시도는 글로벌 연구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인문학적 통찰과 첨단 데이터 분석을 결합, 문화유전자(Cultural Genome) 해석·디지털 인류학 등 신생 연구분야가 급성장 중이다. 국내 연구진 역시 글로벌 협업 네트워크 확장 및 첨단 분석기법 내재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신규 선정 과제 발표 이후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최종 대상이 확정되며, 이후 협약체결 및 연구비 배분이 빠르게 집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각 과제가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연구사업통합지원시스템을 통한 관리·감독 역시 강화한다. 현재 국내 집단연구 지원사업은 학문후속세대 성장과 신산업 동력 확보 방면에서 구조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은희 교육부 인재정책실장은 “디지털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문사회 분야 연구소 단위의 융합연구가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학제간 집단연구가 미래사회 혁신을 선도하는 기반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집단연구 지원 강화가 실제 융합연구 생태계로 확장될지 지켜보고 있다. 기술과 학문, 국가 정책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지가 미래 경쟁력의 분수령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