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거북이 선물, 인사청탁 대가성 공방”…김건희특검, 이배용 전달시점 규명 착수
금거북이 선물의 수수 시점을 둘러싸고 김건희 여사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그리고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첨예하게 맞붙었다. 해당 선물이 단순 축하의 의미였는지, 아니면 국가교육위원장 인사와 연결된 대가성 행위였는지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선물 전달 시기와 경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며 정치권과 국민 관심 모두 고조되는 양상이다.
10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관계자에 따르면, 특검은 지난 6일 참고인 조사에서 이배용 전 위원장이 2022년 4월 말,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금거북이를 전달한 것으로 특정했다. 이 자리에는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정모 이사장도 동행하며,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면담 시각과 사무실 주소를 사전에 공유했던 내역도 증거로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이 2022년 9월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선임되기 전인 4월부터 정부의 인사 절차 착수 사실을 인지하고, 인사 청탁을 목적으로 선물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최근 포착된 이 전 위원장의 관련 이력 문건 준비 정황 또한 이 같은 의심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이배용 전 위원장은 첫 특검 조사에서 "금거북이는 당선 직후인 2022년 3월 말, 윤석열 당선인에게 단순 축하 의미로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선물 시점이 3월인지 4월인지에 따라 뇌물·청탁금지법 적용 여부가 좌우될 수 있는 만큼, 특검과 이 전 위원장 간 입장 차는 뚜렷하다. 참고인 신분인 이 전 위원장은, 만일 대가성이 입증될 경우 피의자로 조사가 전환될 수 있다.
특검팀은 또 해당 금거북이가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의 요양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됐으며, 이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당선 축하 편지도 함께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국가교육위원회 초대 위원장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잇따르면서, 정치적 파장도 커져가고 있다.
여야 정치권에서 이번 사안을 놓고 해석이 엇갈린다. 여권 내 일부에서는 "정상적 인사 추천 및 축하 선물일 뿐 불법적 청탁 증거는 없다"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반면 야권 및 시민단체에서는 "정권 핵심부와 인연 있는 인물들의 관행적 인사매관 행위"라며 특검의 신속한 수사와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물 제공 시점, 전달 주체, 경로 등에 대한 확정적 증거가 확보될 경우, 향후 공직자윤리법 및 청탁금지법 적용 여부가 갈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의혹과 별개로 이배용 전 위원장이 과거 이화여대 총장 재임 시절, 교육 정책 전반에 영향력을 미쳤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을 오는 13일 오전 두 번째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의 초점은 금거북이 전달 목적과 수수 시점, 인사 청탁 개입 여부 등으로 맞춰질 전망이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 진행에 따라 향후 국가교육위원회 인선 과정 전반에 대한 재평가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