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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심전도AI로 해외두드린다…씨어스, 메디카행으로 글로벌 공략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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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인공지능 심전도 기술이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공략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씨어스테크놀로지가 독일 메디카 2025에 참가하며 해외 진출 전략을 구체화했다. 부정맥 등 심혈관 이상을 조기에 찾아내는 심전도 데이터는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 원격 모니터링과 병원 내 모니터링을 아우르는 플랫폼 경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가 웨어러블 심전도와 입원환자 AI 모니터링을 결합한 새로운 시장 진입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의료기기 전시회 메디카 2025에 참가했다고 24일 밝혔다. 회사는 자사 웨어러블 심전도 분석 솔루션 모비케어와 AI 기반 입원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를 선보이며, 내년 본격화될 해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잠재 고객과의 미팅을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현지 유통사와 의료기관, 플랫폼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파트너십과 공동 사업 모델을 논의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네트워크를 넓혔다.

메디카는 전 세계 헬스케어 산업의 최신 기술과 시장 흐름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최대급 의료기기 전시회다. 올해 전시회에는 72개국에서 5000여 개 기업과 약 8만 명의 의료 전문가가 참여해 병원 정보 시스템, 진단기기, 재활·치료 장비,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등을 대거 공개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이 행사에서 웨어러블 기반 심전도 분석과 병원 내 AI 모니터링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제시하며, 심혈관·중환자 관리 영역에서의 차별화된 활용 방안을 강조했다.

 

씨어스테크놀로지 해외 전략의 중심에는 모비케어가 자리 잡고 있다. 모비케어는 초소형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를 통해 일상생활 중 장시간 심전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클라우드 기반 분석센터가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부정맥, 심박 변이, 심혈관 이상 징후를 찾아내는 구조를 지향한다. 회사 측은 웨어러블 심전도 분석 솔루션은 아직 글로벌 경쟁사가 많지 않은 틈새 영역으로, 부정맥 검사와 심혈관 이상 조기 진단에 대한 인식이 초기 단계에 머문 국가에서는 시장 교육과 함께 매출 확대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씨어스테크놀로지는 모비케어 심전도 기기 공급과 함께 현지 분석센터 구축 패키지를 제안해 초기 투자비 부담을 낮추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기기와 AI 분석 보고서를 묶은 서비스 구조를 통해 병원과 검사센터가 설비를 대규모로 선투자하지 않고도 장시간 심전도 검사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번 메디카 파트너링 미팅에서도 모비케어 연동을 위한 시스템 통합, 기기 구매와 임대, 분석센터 공동 운영 등 다양한 협력 모델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AI 기반 입원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는 병원 내 병동·중환자실에서 수집되는 생체신호를 실시간 분석해 악화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조기 탐지하는 솔루션이다. 심전도, 호흡수, 맥박, 산소포화도 등 여러 지표를 통합 분석해 위험도를 산출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이상 징후가 감지될 경우 의료진에게 알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모비케어를 통한 외래·원격 모니터링과 씽크를 통한 입원환자 관리가 결합될 경우, 심혈관 중심의 연속적 환자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점을 글로벌 파트너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규제 허가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우선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한 미 식품의약국 품목허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이번 허가는 씨어스테크놀로지가 해외 시장에서 본격적인 상업화를 추진하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부정맥 진단 분야 1위 사업자가 연간 약 7000억 원 규모 매출을 올릴 정도로 시장이 크기 때문에, FDA 인증을 확보한 웨어러블 심전도 솔루션의 성장 여지도 상당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럽 진출을 위한 의료기기 인증도 속도를 내고 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유럽연합 의료기기 규제 체계인 CE MDR 획득을 목표로 서류 제출과 심사를 진행 중이며, 2026년 하반기 인증 완료를 목표 시점으로 설정했다. CE MDR은 안전성·성능·임상 근거를 폭넓게 요구하는 고강도 규제 체계인 만큼, 인증 확보 시 유럽은 물론 CE 인정을 참조하는 기타 국가에서도 시장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

 

국제 경쟁 구도 측면에서 보면, 웨어러블 심전도와 AI 분석 결합 서비스는 미국과 유럽 일부 업체가 선점하고 있지만, 대부분 제한적 국가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개발도상국과 중동·동남아시아 등에서는 부정맥 장시간 모니터링 서비스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모바일 기기와 클라우드 분석을 결합한 한국산 솔루션이 빠르게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씨어스테크놀로지가 UAE와 미국을 초기 거점으로 삼는 전략도 이런 확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규제와 제도 환경은 동시에 기회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각국 규제당국이 원격 모니터링과 AI 분석을 활용한 심전도 검사의 적응증과 보험 적용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에 따라 수익 모델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원격 심전도 모니터링에 대한 진료·검사 수가 코드가 점차 확대되는 흐름이고, 유럽 역시 만성질환 관리 중심의 디지털 헬스케어를 장려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변화하는 추세다. 반면 개인정보 보호와 의료 데이터 국외 이전 규제는 클라우드 기반 분석센터 운영 구조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현지 데이터센터 구축이나 파트너와의 합작 형태가 요구될 가능성도 있다.

 

김성종 씨어스테크놀로지 부사장은 메디카 2025 참여를 통해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 제품 수요와 사업성을 가늠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UAE와 미국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해외 사업을 마중물로 삼아 유럽과 아시아 전역으로 시장을 넓히고, 글로벌 의료 AI 솔루션 기업으로의 입지를 공고히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산업계는 웨어러블 심전도와 입원환자 AI 모니터링을 결합한 씨어스테크놀로지의 전략이 실제 규제 허가와 보험 제도라는 현실 장벽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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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어스테크놀로지#모비케어#메디카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