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연대 해볼 수 있는 것 많다”…이준석·안철수, 마라톤 이어 러브콜 교환
정치권의 협력 공방이 다시 불거졌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토론회에 이어 마라톤 행사에서도 연이어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연대설이 주목받고 있다. 두 인물은 과거 앙숙 관계였으나, 최근 개혁보수 노선을 강화하며 다소 유화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7일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진행된 ‘제17회 사이버 영토 수호 마라톤 대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들은 5km 코스 출발을 앞두고 서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행사장은 헌정회 후원 행사로 진행됐고, 두 사람 모두 사전에 참석을 조율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불과 며칠 전인 3일에도 두 사람은 국회 의원회관 토론회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이 자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참석해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의 협력 의제가 부각되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는 5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세훈 시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정치적으로 인적 교류도 많고 거의 한 팀이라고 보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안철수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내 ‘찬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세력)와의 연대 구상도 숨기지 않았다. “안 의원과는 여러 가지 해볼 수 있는 게 많다”고 언급하며 구체적 시너지를 예고했다. 또한 4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는 “제 절친이 안 의원의 사위다. 안 의원이 계엄 이후 보여준 행보는 너무 선명하고 제 방향과 일치하기 때문에 관심이 많이 간다. 많은 것을 논의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경쟁자였던 두 인물의 변화는 의외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이준석·안철수 두 사람은 2016년 20대 총선 서울 노원병 맞대결과 수차례 신경전을 벌이며 날을 세웠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런데 작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개혁보수라는 공통노선을 다시 확인했고, 지난 대선 때는 인공지능·과학기술 아젠다 토론회를 공동 개최하며 교집합을 넓혀왔다.
정치권 일각에선 경기도 지역구라는 공통점까지 고려할 때, 내년 지방선거에서 양측이 선거연대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보수판 재편 구도 속에서 두 인물이 연대를 본격화할지, 혹은 각자의 정치적 셈법을 유지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국회는 이날 두 인사의 협력 메시지에 주목하며, 내년 지방선거를 둘러싼 주요 변수로 연대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치권은 이준석·안철수의 연대가 실제로 실현될지, 정계 재편의 뇌관이 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