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유럽 장벽을 넘다”…샤오펑·리프모터·CATL, IAA 맞대결→신시장 판도 주도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패권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에 제한을 받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려 본격적인 승부를 펼치고 있다. 2025년 9월 8일 개막한 유럽 최대 모빌리티 전시회 IAA는 샤오펑, 리프모터, CATL 등 중국 대표 기업들의 대거 진출과 전략적 부각, 그리고 이에 맞선 유럽 전통 강자의 적극적인 대응이라는 이원 대치 구도를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IAA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전시회에 참가한 중국 완성차 및 배터리 기업 숫자는 10곳 이상으로, 2년 전 대비 40% 성장한 수치다. 샤오펑은 폭스바겐그룹 전시장 맞은편에서 중형 전기 세단 P7과 고성능 ‘넥스트 P7’, 그리고 곧 양산할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까지 선보이며 혁신적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했다. 허사오펑 샤오펑 회장은 “AI 기반 자율모빌리티의 전 과정을 직접 개발 중”이라며,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새로운 미래의 정의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의지를 피력했다. 리프모터는 벤츠 전시장 인근에서 소형 전기 해치백 ‘라파5 콘셉트카’로 대중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들이 내세운 신차의 가격은 2만~3만유로대에 형성돼 유럽 전기차 소비자층의 현실적 수요를 겨냥한다.

시장 견제를 위해 유럽 대표 기업들도 전략을 고도화하는 모습이다. 폭스바겐그룹은 IAA에서 ‘ID.크로스’, ‘ID.폴로’, 쿠프라 라발, 스코다 에픽 등 소형 전기차 4종을 발표했다. 가격 역시 2만5천유로 전후로 책정, 중국 저가차와 맞불을 놓았다. 2027년에는 2만유로대 ‘ID.에브리 1’ 양산 모델 출시도 예고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저가 전기차 공세를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새로운 배터리 경쟁도 이번 IAA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CATL은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와 나트륨 이온 배터리 ‘넥스트라’를 선보이며 유럽 고객사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 전통과 혁신, 기술과 자본이라는 요소가 복합적으로 충돌하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유럽 전통 강자 간의 치열한 기술·브랜드 경쟁 구도가 확고하게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와 배터리 기술의 진보, 저가 전략이 어우러진 신흥 기업들의 파고가 유럽시장 전반의 판도를 재편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