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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엽, 대만 새벽 어귀에서 머문다”…서희원 향한 기다림→고요한 슬픔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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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엽, 대만 새벽 어귀에서 머문다”…서희원 향한 기다림→고요한 슬픔 교차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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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새벽빛이 묻어나는 대만 어느 언덕, 구준엽은 여전히 서희원의 묘 앞에 머물렀다. 잔잔하게 스며든 바람과 함께, 태블릿 PC에 고인을 그려 넣는 구준엽의 모습에는 시간의 무게와 아련한 그리움이 동시에 배어 있었다. 이별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채, 그는 수척해진 얼굴로 서희원의 사진을 정성스럽게 만지고 있었다.  

 

현지 네티즌이 전한 목격담에 따르면, 구준엽은 이른 아침부터 묘 앞 소박한 벤치에 앉아 있었다. 곁에는 서희원의 생전 즐겨 찾던 빵, 그리고 두 사람의 행복했던 시절을 닮은 커플사진이 놓여 있어, 사랑이 지나간 자리 위로 고요한 애도의 기운이 감돌았다.  

보그, 구준엽 인스타그램
보그, 구준엽 인스타그램

서희원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구준엽은 모든 공식 활동을 멈췄다. 대만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매일 묘소를 찾는 그에게서 12kg이 넘게 빠진 모습이 포착됐다. 한층 깊어진 눈매와 침묵 속에서, 시간은 사랑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서희원은 대만판 ‘꽃보다남자’에서 산차이 역으로 이름을 알리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왕소비와의 결혼, 그리고 이혼을 거쳐, 20년 만에 구준엽과 재회해 2022년 운명처럼 다시 부부의 인연을 맺었으나, 결혼 3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세월을 건너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짧은 봄날은 그렇게 끝이 났고, 남겨진 이는 여전히 고인의 숨결이 머문 묘역에서 삶의 무게를 견디고 있었다.  

 

구준엽과 서희원의 사연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이 지닌 슬픔과 아름다움, 그리고 영원한 이별의 상처를 동시에 전하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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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엽#서희원#꽃보다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