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캡, 출혈 위험 28% 낮췄다”…HK이노엔, 심혈관 환자 위장약 새 대안 제시
HK이노엔이 개발한 위식도역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안전성이 심혈관 질환 환자 치료 과정에서 기존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 제제보다 우월함을 입증했다는 대규모 국내 임상 데이터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심혈관 중재술 후 이중항혈소판요법을 받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케이캡의 낮은 위장관 출혈 위험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연구팀의 분석 결과를 ‘국내 위장 보호제 시장 판도 변화’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헬스기업 HK이노엔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 세브란스병원 공동 연구진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 후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중인 급성 심근경색 환자 2만1276명을 분석했다. 환자군은 기존 PPI 복용(1만9201명)과 케이캡 복용(2075명)으로 나눠 1년 내 위장관 출혈률 및 심뇌혈관 사건(MACCE) 발생률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케이캡 복용군의 1년 내 위장관 출혈 위험은 PPI 복용군에 비해 약 28% 낮았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주요 심뇌혈관 사건 위험은 두 제제 모두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케이캡의 안전성이 재확인됐다.

케이캡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신약으로, 신속한 약효 발현과 긴 지속시간, 낮은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 등 차세대 위산분비 억제제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기존 PPI는 항혈소판제와의 약물 상호작용 등 장기 병용에 한계가 제기돼 왔다. 특히 이번 연구는 국내 심혈관 환자 실제 임상환경에서 케이캡이 기존 PPI 대비 위장관 출혈 위험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최초로 대규모 데이터로 입증했다.
심혈관 환자 치료에서 이중항혈소판요법은 허혈성 사건을 감소시키지만, 위장관 출혈 등 중대한 부작용 위험이 있다. 환자의 치료 지속성과 생존율에 직결되는 만큼, 보다 안전한 위장 보호제가 필수적이다. 케이캡의 임상적 혜택이 검증됨에 따라, 앞으로 심근경색 환자 및 내과, 심장내과 의료현장의 약물 선택지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P-CAB 계열 제제의 임상 적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번 국내 대형 데이터 기반 연구는 동아시아 실제진료 현장에 직접 접목 가능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연구 결과는 2025년 스페인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에서 국제무대에 공개돼 케이캡의 글로벌 입지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위산분비 억제약의 효과에 대한 데이터와 안전성 문제는 각국 의료당국의 심의 기준이 엄격해지고 있어, 식약처 등 관련 기관이 신약 허가 과정에서 실제 임상 빅데이터 활용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주도한 김용철, 이오현 교수는 “케이캡이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서 효과적이면서 안전한 위장관 보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실증 연구 결과가 국내 위장 보호제 시장뿐 아니라 심혈관 환자 의료환경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임상, 규제 변화가 어우러지는 신약 시장에서 실제 환자 중심 데이터의 역할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