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 부결에 사상 검열”…국민의힘, 국회 보이콧 선언 정국 급랭
정치권의 갈등이 다시 격화하는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선출 문제를 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인권위원 선출안이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27일 부결되자, 국민의힘은 즉각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며 대립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는 국민의힘이 추천한 이상현, 우인식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후보 선출안이 상정됐다. 그러나 본회의에 앞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후보들이 “반인권·반민주적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민주당은 무기명 투표임에도 사실상 반대 표결로 당론을 모았다. 결과적으로 투표에서 이상현 후보는 찬성 99표, 반대 168표, 우인식 후보는 찬성 99표, 반대 166표로 모두 부결됐다.

정당 추천 인사가 관행적으로 처리돼 온 기존 국회 운영과 달리, 이번 부결은 민주당의 절대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야당 추천몫 인사까지 제동을 건 첫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즉각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상범 의원은 “민주당이 본인들 뜻에 맞지 않는다고 사상 검열을 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추천 후보에 대해 “내란 옹호세력 등 인권에 부적합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미화 의원은 “반인권적 인사들이 인권위원이 될 수 없다”며 향후에도 유사 인사는 부결시키겠다고 거듭 밝혔다. 본회의장 안팎에서 “독재 타도”(국민의힘), “국민의힘 해산”(민주당) 구호가 오가는 등 여야 간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국민의힘은 본청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28일부터 국회 및 상임위원회 일체 일정에 불참할 뜻을 천명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폭주하는 민주당에 협조할 수 없다”며 보이콧 장기화도 시사했다. 29일까지 연찬회에서 정기국회 개원식 등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장외 투쟁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불참에 유감”이라며 여가부 장관 인사청문회 등 의회 일정 차질을 국민의힘 책임으로 돌렸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여성가족특별위원회 등 상임위가 줄줄이 중단되는 등 국회 기능 일부 마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둔 가운데 여야는 각각 강성 대표 체제에서 한 치 양보 없는 대립 구도를 보이고 있다. 여야 합의 없이 국회 일정이 파행 조짐을 보이는 만큼 정치권 전반의 교착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는 인권위원 선출을 둘러싼 갈등 이후 후속 협상에 대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보이콧’이라는 극단적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