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진단 AI, 프랑스 공공병원 진출”…루닛, 유니하 공급 계약 확보
AI 기반 의료 영상 진단 기술이 유럽 공공의료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국내 의료 AI 기업 루닛은 프랑스 최대 공공병원 조달기관 유니하의 유방암 진단 솔루션 입찰에서 최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1500개 이상 공립병원과 130여 개 지역병원 연합체 등 프랑스 전역 의료기관에 AI 기반 유방촬영술 솔루션을 신속히 공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업계는 이번 계약을 기술 경쟁과 시장 진입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루닛은 최근 유니하의 공동구매 입찰에서 자사 유방촬영술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 3차원 유방단층촬영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 그리고 자회사 볼파라의 영상 품질관리·실시간 피드백 솔루션 등 총 4종의 제품을 공식 공급 목록에 올렸다. 이번 선정으로 유니하 회원 병원들은 기존의 복잡한 개별 입찰 절차 없이, 글로벌 의료영상 장비사 후지필름 공급망을 통해 곧장 루닛 그룹 AI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게 됐다.

루닛 인사이트 AI 솔루션은 영상 데이터 내 병변 탐지와 판독 정확도를 강화하는 딥러닝 기반 기술이 강점이다. 대규모 영상 데이터에서 자동으로 잠재 의심 병변을 식별, 반복적 대량 판독 환경에서도 피로도와 오진 위험을 크게 줄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유니하 입찰에서는, 여러 AI 솔루션 중에서도 기술 정확성·운영 편의성 등 복합적 평가 기준을 통과했다.
프랑스 현지 의료진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유니하 회원 릴대학병원 에릭 카뮈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루닛 AI는 피로 누적이나 집중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높은 판독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는 든든한 조력자”라고 밝혔다.
공공 조달 시장은 자체 의사결정 체계·교육·지원 요건이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국내 기업의 유럽 공공병원 시장 진입은 진입장벽이 높았다. 하지만 이번 계약으로 루닛은 프랑스 내 공공 조달 시스템에 직접 연계되는 드문 사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에 대해 베르트랑 르파주 유니하 바이오메디컬 프로그램 책임자는 “네트워크 내 의료기관의 AI 솔루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민간병원과 차별 없이 최고 수준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준을 엄격히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유럽 내 의료 AI 공공 조달은 투자와 인증, 데이터보호 등 엄격한 정책·제도 요건을 갖춘 시장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비교해도 조달 프로세스의 표준화‧기술 심사 등 진입 조건이 까다롭다. 루닛은 그간 후지필름과의 장기 협력과 기술 고도화를 토대로 유럽 내 입찰 성공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니하 공급 계약이 프랑스는 물론, 영국 NHS 등 유럽 전체 공공 조달 시장 확대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루닛 측은 “공공시장 레퍼런스 확보를 바탕으로 유럽 전역 영향력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입찰 수주가 AI 기반 정밀의료 시장의 구조적 확산을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