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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안보·인도태평양 연계 심화”…안규백, 노르웨이와 국방·방산 공조 확대 논의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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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안보 환경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과 노르웨이가 국방·방산 분야에서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손을 맞잡았다. 북극 안보와 인도·태평양 안보가 맞물리는 지점에서 양국이 협력의 폭을 넓히겠다는 메시지를 동시에 내놓으면서 향후 안보 협력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방부는 28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이날 오전 노르웨이 오슬로 국방부에서 토레 온슈우스 산드빅 노르웨이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국방 및 방위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6·25 전쟁 이후 전통적 우호 관계를 이어온 두 나라가 복합 안보 위협에 대응해 협력 범위를 미래전 영역까지 확장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안규백 장관은 먼저 노르웨이가 6·25 전쟁 당시 대규모 의료지원단을 파견한 점을 언급하며 역사적 연대를 상기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 온 노르웨이 정부와 국민에게 감사를 표하며, 전통적 우방국으로서의 관계를 토대로 안보 협력을 심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산드빅 장관은 안 장관의 방문을 환영하며 최근 국제 안보 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 연계성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북극 안보의 지정학적·전략적 요충지로서 노르웨이의 위상을 강조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파트너로 평가하는 한국과 국방 협력을 확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대화에서 인공지능, 우주기술, 센서·자율·유무인 복합체계 등 미래전 핵심 분야를 비롯해 해양 안보 영역에서의 양국 협력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두 장관은 이 같은 과제를 양국 국방부 간 정례 협의체인 한-노르웨이 안보·국방대화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방산 협력도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안 장관은 최근 K9 자주포 추가 계약 체결을 언급하며 한국과 노르웨이 간 방산 협력이 양적으로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천무 다연장 로켓 체계의 성능과 운용상의 강점을 상세히 설명했다.

 

안 장관은 특히 노르웨이가 추진 중인 장거리 정밀타격체계 사업에 한국이 경쟁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노르웨이 정부가 천무 체계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국방부는 두 나라 간 방산 협력이 향후 장거리 정밀타격 분야로 확대될 경우 군사적 상호 운용성 제고와 산업 협력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드빅 장관은 한국 무기체계의 경쟁력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우수한 성능과 더불어 신속한 납품, 가격 경쟁력 등을 동시에 갖춘 점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과 상호 호혜적인 방산 협력을 심화해 나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양측은 무기체계 도입을 넘어 기술 협력과 공동연구 등으로 협업 범위를 넓힐 여지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안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목표로 한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노르웨이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요청했다. 노르웨이는 그간 중재와 평화 구축 역할을 중시해 온 국가로, 한국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과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과정에서 노르웨이의 외교적 네트워크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방부는 안규백 장관의 노르웨이 회담을 계기로 한-노르웨이 안보·국방대화의 실질적 내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북극과 인도·태평양을 포괄하는 안보 협력 축을 강화함으로써 양국이 다자 안보 체제에서도 긴밀히 연대할 여지가 커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국의 방산 수출 확대와 더불어 첨단 국방 협력 네트워크가 유럽 북부까지 뻗어나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국방부와 외교부는 한-노르웨이 간 국방·외교 채널을 연계해 구체 사업을 조율할 계획이며, 정부는 후속 안보·국방대화에서 미래전 협력과 방산 프로젝트를 본격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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