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클로봇 6만5,000원 돌파”…피지컬 AI 열풍에 로봇 소프트웨어 대장주 부상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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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봇 주가가 단기간에 10배 가까이 치솟으며 로봇·인공지능 테마주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18일 오전 장중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는 등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로봇 범용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실적 턴어라운드가 맞물리며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피지컬 AI 확산과 정부 로봇 펀드 조성이 구조적 성장 요인이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리스크도 작지 않다고 본다.

 

18일 오전 10시 38분 클로봇은 전 거래일보다 4.47% 오른 65,400원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72,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20일 6,150원 수준이던 주가가 불과 한 달도 안 돼 10배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5일선과 20일선 등 주요 이동평균선을 연달아 돌파한 이후 매일 고점을 높이는 모습이며, 장중 가격 변동폭이 10,000원 이상 벌어지는 등 차익 실현 매물과 신규 매수세가 거세게 맞부딪치고 있다.

▲ 클로봇[46610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 클로봇[46610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주가 급등 배경으로는 클로봇이 확보한 범용 로봇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꼽힌다. 특정 제조사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범용 S/W 카멜레온과 이기종 로봇 통합 관제 솔루션 크롬스가 핵심이다. 다양한 제조사의 로봇을 한 플랫폼에서 제어·관제할 수 있는 구조로, 로봇 생태계의 공통 인프라에 가까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이 실제 로봇에 결합되는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개인 간 치열한 손바뀜이 관측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외국인 보유율은 10.6%까지 치솟으며 이른바 스마트 머니 유입 신호를 보였지만, 이후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현재는 7%대까지 낮아졌다. 이날 매수 상위 창구를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온라인·리테일 강자들이 차지하고 있어 개인 주도의 급등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외국인 보유율이 재차 상승세로 전환될 경우 주가 탄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클로봇의 시가총액은 1조 6,344억 원으로 코스닥 전체 44위 수준에 진입했다. 두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대표적인 로봇 하드웨어 기업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는 아직 작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이 141%에 달하는 등 성장성 지표는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경쟁사들이 제조 중심의 매출 구조를 가진 반면 클로봇은 플랫폼과 라이선스 기반 소프트웨어 매출 비중이 높아, 이익률 개선 여지가 큰 고마진 모델로 분류된다. 상장주식수 2,499만 주 가운데 실제 유통 물량이 제한적인 점은 품절주 효과를 키워 주가 탄력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실적 또한 턴어라운드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2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특히 9월 분기 영업이익이 8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점이 시장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아직 본격적인 이익 안정 구간은 아니지만, 적자 구조 탈피의 분기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현재 밸류에이션은 주가수익비율보다는 주가매출비율 중심으로 형성돼 있으며, 향후 이익 확대를 가정한 고성장 프리미엄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태로 해석된다.

 

사업 구조를 보면 서비스·산업·물류 등 로봇 활용 전 영역에서 고른 성과를 내며 외형을 키우고 있다. 매출 비중은 상품 판매 50.72%, 서비스 매출 47.13%로 비교적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전년 대비 151% 이상 증가해 주주가치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2024년 기준 부채비율은 15.91%, 당좌비율은 764%로 재무 건전성은 동종 업계 상위권으로 평가된다. 성장 기업이면서도 재무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이 중장기 투자 매력으로 거론된다.

 

향후 성장 모멘텀도 다양하다. 클로봇은 지난 15일 드론 전문 기업 파블로항공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상 로봇뿐 아니라 공중 드론 영역까지 플랫폼을 확장하기로 했다. 양사는 사족보행 로봇과 군집 드론을 결합한 차세대 점검 플랫폼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산업 시설 안전 점검과 같은 분야에서 사람 대신 로봇과 드론이 투입되는 구조로,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사족보행 로봇 스팟을 활용한 응용 기술을 확보한 점도 글로벌 사업 확장의 무기로 거론된다.

 

대외적 기술력 인증도 주가를 떠받치는 요소다. 클로봇은 코리아 VC 어워즈 2025에서 올해의 투자기업으로 선정됐다. 이기종 로봇 통합 관리와 실내 자율주행 알고리즘 고도화 성과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으면서 기관투자가 신뢰가 강화됐다는 평가다. 국방 AI 경진대회 후원을 통해 국방 분야 디지털 전환 시장 진출 가능성을 열어둔 점도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로봇과 인공지능 결합을 의미하는 피지컬 AI를 차세대 성장 테마로 주목하고 있다. 클로봇은 같은 테마 내에서도 소프트웨어 역량이 두드러진 기업으로 평가되며 사실상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로봇 펀드 조성 계획과 연말·연초 로봇 도입 수요가 몰리는 계절적 성수기가 맞물리면서 관련 테마에 대한 수급이 응집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피지컬 AI 생태계의 표준 플랫폼을 선점할 경우 글로벌 사업 확장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단기 주가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트레이더 관점에서는 52주 신고가 부근 변동성을 활용한 분할 매도 전략이 거론된다. 장중 가격 등락폭이 큰 만큼, 추격 매수보다는 5일 이동평균선 부근 조정 등 눌림목 구간을 확인한 뒤 진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특별한 악재 없이도 급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클로봇이 보유한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와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핵심 체크포인트로 꼽힌다. 3분기 흑자 전환으로 이익 레벨업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2025년 이후 영업이익 안정화 여부와 해외 매출 가시화 속도에 따라 추가적인 주가 레벨업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시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만큼 향후 분기별 실적에서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 추세가 확인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향후 클로봇 주가 흐름은 로봇·AI 산업 성장 속도, 정부 로봇 펀드 추진 상황, 글로벌 경기 흐름과 금리 환경 등 대내외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금융 투자업계에서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일수록 테마보다는 실적과 재무 건전성, 기술 경쟁력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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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봇#파블로항공#코리아vc어워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