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괴담회 살목지의 새로운 공포”…박종은·김승태, 숏폼 드라마로 장르 파격 확장→긴장감 어디까지
심야의 적막이 다시 한 번 살아났다. 앙상하게 부는 밤바람 속, 박종은과 김승태가 다시 품은 공포는 시청자 심연에 조용히 파문을 번졌다. MBC 대표 괴기 토크쇼 ‘심야괴담회’는 인기 에피소드 ‘살목지’를 통해 오랜 시간 사람들의 두려움을 자극한 바 있다. 이제 이 불온한 서사가 짧고 날카로운 숏폼 드라마 ‘사람을 먹는 늪: 수살귀의 원념’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이번 숏폼 드라마는 원작 에피소드에서 드리웠던 저수지의 어둠, 그리고 그 안에서 흔들리던 인간 내면의 그림자를 더욱 면밀하게 조명한다. 제한된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화면은 마치 한 편의 시처럼 정제됐으며 섬세하고도 치밀한 감정선이 장르적 몰입감을 고조시켰다. 시청자들은 고연경과 이바울의 귀환을 통해 초월적 공포 속 인물들의 사연에 다시 한 번 빠져들고, 새로운 에너지로 합류한 이정준이 낯선 공간의 긴장과 불안을 집요하게 그려내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박종은 PD와 김승태 감독이 함께 품은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심야괴담회’의 정체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드라마적 실험과 연출의 섬세함이 빛나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CAC코퍼레이션의 노련한 제작 역량이 숏폼의 속도감과 호러 특유의 서늘함을 살리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공포 언어를 선사했다. 무엇보다 일본 ‘칸타’ 플랫폼에서의 첫 선은 한국산 괴담이 국경을 넘어 새로운 무서움의 기준을 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설명이 아닌 체험, 화려함이 아닌 쓸쓸함. ‘살목지’ 프로젝트는 다시 한 번 ‘심야괴담회’만이 건널 수 있는 장르의 강을 건넜다. 미지의 저수지에 스며든 인물들의 목소리와 밤에 남겨진 비밀들은 깊은 밤, 오랫동안 관객 곁을 맴돌고 있다. 괴담은 다시 깨어났고, MBC의 숏폼 프로젝트는 한국 공포 장르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한편, 콘텐츠 시장에 또 다른 도전을 던졌다. ‘사람을 먹는 늪: 수살귀의 원념’은 일본 칸타 플랫폼을 통해 시청자와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