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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의거짓으로콘솔도전네오위즈,장관표창으로글로벌입지굳혀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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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콘솔 게임 개발을 선도해 온 네오위즈가 스튜디오 핵심 개발자의 연이은 정부 포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확인했다. P의 거짓을 통해 북미와 유럽 등 콘솔 강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 ROUND8 스튜디오가 올해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국내 게임 산업 내 콘솔 중심 IP 육성 전략에 힘이 실린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기술 역량과 기획력을 모두 인정받은 사례로 보면서, 한국 콘솔 게임의 체질 개선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박성준 네오위즈 신작개발그룹장은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콘텐츠산업발전유공 부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11일 밝혔다.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은 2009년 시작돼 방송영상,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국내 콘텐츠 산업 전 분야에서 공로자와 우수 콘텐츠를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다. 올해 시상식은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박 그룹장은 네오위즈 신작개발그룹을 이끌며 P의 거짓과 다운로드 가능 콘텐츠 DLC 프로젝트인 P의 거짓 서곡을 총괄했다. P의 거짓은 서양형 액션 RPG 공략이 쉽지 않았던 국내 개발 생태계에서 콘솔 플랫폼에 본격 도전한 타이틀로, 정교한 액션 디자인과 세계관 구축을 통해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콘솔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DLC 서곡 프로젝트는 본편의 게임 엔진과 전투 시스템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설계되며, 장기 IP 운영을 위한 콘텐츠 라이프사이클을 실험하는 역할도 했다.

 

특히 이번 수상은 기술 완성도뿐 아니라 콘솔 게임 프로젝트 운영 방식이 주목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네오위즈와 ROUND8 스튜디오는 콘솔 특화 그래픽 파이프라인과 패드 중심 조작 체계 최적화를 추진하며, PC 게임 중심으로 구축돼 있던 사내 개발 인프라를 재편했다. 개발 과정에서 글로벌 퍼블리셔와 유통 파트너와의 협업 구조를 정비해 현지화, 패치 배포,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도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개발 조직 전환 전략이 후속 콘솔 신작들의 기획과 프로덕션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콘솔 시장 측면에서 P의 거짓 프로젝트는 플랫폼 다변화와 수익 구조 개선 실험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가진다. 기존 모바일과 PC 온라인 중심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패키지 판매와 DLC 기반 장기 매출 구조를 동시에 구현하면서,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정가 판매, 시즌성 할인, 추가 콘텐츠 판매 패턴을 데이터로 축적했다. 이 과정에서 난이도 설계, 플레이 타임, 반복 플레이 동선 등을 정량 분석해, 향후 후속작에서 메타크리틱 평가와 유저 리뷰 반응을 설계 단계부터 반영하는 데이터 기반 개발 문화도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보면 P의 거짓과 DLC 서곡은 프롬소프트웨어 계열로 대표되는 고난도 액션 RPG 장르에서 한국 개발사가 글로벌 유저층을 상대로 존재감을 확인한 사례로 꼽힌다. 북미, 유럽 콘솔 시장에서는 이미 다수의 소울라이크 타이틀이 출시된 상황에서, ROUND8 스튜디오는 타격감과 패턴 설계뿐 아니라 미술 스타일과 내러티브에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산업계에서는 독자 IP를 기반으로 한 콘솔 액션 게임이 국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요와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후발 주자들의 레퍼런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그룹장은 수상 소감에서 이번 성과를 개발 조직 전체의 성취로 돌렸다. 그는 이번 수상이 개발팀 전체의 노력과 도전이 인정받은 결과라 의미가 크다며, 새로운 프로젝트에서 한국 콘솔 게임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현재 박 그룹장은 ROUND8 스튜디오에서 P의 거짓 후속작을 포함한 여러 콘솔 신작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으며, 전작에서 확보한 전투 설계 노하우와 글로벌 서비스 경험을 기반으로 차기작의 품질 지표를 재정의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네오위즈 차원에서도 ROUND8 스튜디오의 성과를 중심으로 콘솔 및 프리미엄 패키지 게임 역량을 전략 축으로 삼는 분위기다. 2024년에는 P의 거짓 총괄 디렉터 최지원이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게임산업발전유공 부문을 수상했고, 2025년 박성준 그룹장이 콘텐츠산업발전유공 부문 장관 표창을 연이어 수상했다. 같은 스튜디오에서 두 해 연속 정부 포상을 배출한 사례는 국내 게임사 가운데도 드문 편으로, 기업 내부에서는 이를 글로벌 스튜디오 수준 제작 역량을 증명한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콘솔 전환 전략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본다. 모바일과 PC를 넘어 콘솔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시도가 늘어나는 가운데, P의 거짓 프로젝트에서 축적된 기술과 운영 경험, 글로벌 유통 파트너십 모델이 업계 전반에 공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콘텐츠 산업 연구자는 한국 콘솔 개발사는 아직 숫자가 제한적이지만, 정부 포상과 글로벌 성과가 맞물려 인력 유입과 투자 확대를 자극할 수 있다며, 네오위즈 사례가 대형사와 중견사의 콘솔 진출 전략에 참고 지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게임 산업 전반에서는 이번 수상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후속 콘솔 IP 발굴과 차세대 플랫폼 대응력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고품질 콘솔 게임이 구독 서비스, 클라우드 스트리밍, 멀티 플랫폼 출시를 통해 수명 주기를 늘리는 경쟁에 돌입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ROUND8 스튜디오가 후속작과 신규 IP로 콘솔 개발 역량을 입증할 경우, 한국 게임 산업의 개발 구조와 투자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계는 네오위즈의 콘솔 라인업이 실제 시장에서 어느 수준까지 안착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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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네오위즈#p의거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