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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노화 치료제 국제공동연구”…한올, 기술협력 모델로 국격 높였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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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노화 기술을 활용한 안과·이과 치료제 개발이 산업기술 국제협력의 대표 사례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기술을 단순한 도입 수준에 머물지 않고 국내 연구 인프라와 인력 양성에 연결하는 협력 모델이 국가 기술경쟁력 제고의 새로운 방향으로 주목받는 흐름도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포상 체계가 이러한 융합형 국제공동연구를 뒷받침하는 상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다.

 

정승원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5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첨단산업 기술협력 포럼 2025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국제협력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글로벌 바이오 혁신기술을 도입해 국내 연구 환경에 맞게 정착시키고, 이를 통해 산업기술 국제협력의 기반을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9일 밝혔다.

산업기술국제협력 장관 표창은 산업기술 분야에서 해외 기관과의 공동연구, 기술 교류, 인력 교류 등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국가 산업혁신과 기술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수여되는 포상이다. 기술이전 계약 규모나 논문·특허 성과뿐 아니라, 협력 구조의 지속가능성과 국내 산업 파급효과가 주요 평가 기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원 대표가 책임자로 참여한 산업기술국제협력 연구과제는 역노화 기술을 기반으로 눈과 귀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조직과 세포 수준에서 노화와 관련된 손상 기전을 겨냥해 기능 회복을 유도하는 바이오 기술을 적용해, 안과와 이과 영역의 퇴행성 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방향이다. 해당 과제는 미국 내 연구기관 및 바이오 기업들과의 공동연구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역노화 기술은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자·세포 단위 변화를 조절해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거나 부분적으로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분야로, 최근 안과·청각 질환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영역에서 응용 연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정 대표가 이끄는 과제는 해외에서 축적된 플랫폼 기술과 한올바이오파마의 임상 개발·제형 기술을 결합해, 기존 대비 더 높은 효능과 안전성을 갖춘 신약 후보를 찾는 방향으로 설계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의 일방향 기술도입 방식을 넘어선 양방향 기술협력 모델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정 대표는 미국 현지 연구기관에 국내 연구인력을 직접 파견해, 현장에서 최신 역노화 연구기법과 데이터 분석 방법을 익히게 하는 한편, 국내 연구소와의 실시간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단기간에 논문과 특허 확보에만 집중하기보다, 연구진 교육과 자문 시스템을 병행해 기술 내재화 기반을 강화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 같은 구조는 글로벌 바이오 생태계에서 요구되는 오픈이노베이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대형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 학계가 공동으로 플랫폼을 구축하고 후보물질 발굴, 전임상, 초기 임상까지 나누어 수행하는 모델이 일반화돼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이번 과제를 통해 유사한 국제공동연구 구조를 국내 환경에 맞게 도입하면서, 역으로 국내에서 축적된 임상 운영 경험과 규제 대응 노하우를 해외 파트너와 공유하는 상호 보완형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승원 대표는 2020년 한올바이오파마 합류 이후 다수의 오픈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실제 파이프라인 확장으로 연결하며 회사의 전략 방향을 바꿔왔다. 파트너십 중심으로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내부 개발 역량을 통해 임상단계로 끌어올리는 구조를 정착시키면서, 단기 기술수입에 의존하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기술 자산을 축적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셈이다.

 

회사 측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개발, 연구인력 상호 교류, 공동 플랫폼 활용 등 국제협력을 한층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현재 개발 중인 역노화 기반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자가면역, 중추신경계 등 다른 치료 영역에서도 기술 내재화 체계를 강화해, 향후 국내외 임상 진입 속도와 성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산업계에서는 정부가 산업기술국제협력 분야에 대한 포상과 지원을 강화하면서, 바이오 기업의 해외 공동연구 참여가 더 늘어날 여지도 있다고 본다. 역노화, 세포유전자치료제, 항체신약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단독 개발만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이번 사례처럼 인력·데이터·기술을 묶는 양방향 협력이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승원 대표는 앞으로도 열린 협력을 바탕으로 국가 바이오 경쟁력 강화와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히며, 국제공동연구 성과를 실제 치료제 상용화로 연결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수상으로 대표되는 국제협력 모델이 국내 바이오 산업 전반으로 확산돼, 기술과 파트너십 경쟁력이 동시에 강화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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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한올바이오파마#역노화치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