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 물가 상승세 한풀 꺾였다”…미국, 9월 생산자물가 둔화에 금리 동결 기대감
현지시각 기준 25일, 미국(USA) 워싱턴에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통계가 공개되며 인플레이션 흐름을 가늠할 새 단서가 제시됐다. 이번 발표는 미국 도매 물가 상승세가 점차 완만해지고 있는지를 둘러싸고 국제 금융시장과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향후 금리 결정과 글로벌 자금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9월 PPI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2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상승률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예상치 0.3%와 일치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9월 PPI는 2.7% 올라, 미국 도매 물가가 여전히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이 예상한 0.3%를 크게 밑도는 수치로, 근원 물가 압력이 다소 진정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근원 PPI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2.9%로 집계됐다.
미국 노동부는 생산자물가가 도매 단계에서 형성되는 가격을 반영하며, 일정 기간의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전가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PPI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대표적인 선행지표로 간주되며, 통화정책 당국과 금융시장의 시선을 동시에 끄는 통계다. 최근 미국 경제를 둘러싼 논쟁도 고용 호조 속에서 물가가 다시 가속할지, 아니면 점진적 둔화 국면으로 접어들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수치는 그런 논쟁 속에서 근원 인플레이션 압력이 빠르게 치솟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큰 가운데서도 근원 P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 점은 연준이 공격적인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유인이 줄어드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금리 경로가 달러 강세와 신흥국 자본 흐름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제 금융시장은 이번 발표를 토대로 미국 물가 압력이 얼마나 완만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흐름이 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를 완화할 정도로 뚜렷한지 평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근원 PPI의 예상 밖 둔화를 두고 연준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향후 인하 시점을 앞당길 여지를 넓혔다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반면 일부에서는 여전히 연간 상승률이 2%대 후반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연준이 성급한 완화 신호를 내놓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PPI 흐름에 민감한 글로벌 채권·외환시장 역시 발표 직후 미국 물가 전망을 재조정하고 있다. 미국 물가가 목표 수준을 향해 안정적으로 수렴하는 그림이 강화될 경우, 유럽연합(EU)과 일본(Japan)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에도 통화정책 완화 논의를 뒷받침하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를 둘러싼 해석과 이를 둘러싼 시장의 기대 조정이 국제 금융 질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발표가 향후 CPI와 연준 결정에 어떤 구체적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