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0.30 상승 마감…외국인 매수에도 3,850선 턱걸이

신채원 기자
입력

코스피가 25일 미국 기술주 강세와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 속에 상승 출발했지만, 장 후반 개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이 늘어나며 0.30 상승에 그쳤다. 투자심리가 살아난 듯 보였으나 상단이 제한되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미국 통화정책 완화 기대와 미중 갈등 완화 움직임이 당분간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72포인트 0.30 오른 3,857.78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전장보다 96.30포인트 2.50 급등한 3,942.36으로 출발해 한때 3,946.61까지 오르며 3,950선 재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장이 진행되면서 매도 물량이 확대돼 상승분 상당 부분을 반납하며 전일에 이어 전강후약 흐름을 반복했다.

코스피 0.30% 상승 마감…구글발 기술주 훈풍에도 3,850선에 그쳐
코스피 0.30% 상승 마감…구글발 기술주 훈풍에도 3,850선에 그쳐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09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3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273억원, 792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해 지수 상단을 눌렀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728억원 규모의 순매도로 선물에서는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증시는 전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며 3대 지수가 모두 오른 영향으로 개장 직후 강하게 상승했다. 미국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 의존도를 크게 줄였다는 평가를 받은 구글의 인공지능 서비스 제미나이 3.0이 공개되며 기술주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에 따라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6.31 급등했고, 엔비디아와 테슬라도 각각 2.05, 6.82 상승해 글로벌 기술주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데 이어 내년 4월 중국 방문 계획을 확정한 점도 미중 갈등 완화 기대를 자극했다. 여기에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미국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강화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다. 다만 국내에서는 기관 매도 우위가 이어지며 이 같은 호재가 지수 상승으로 충분히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AI 기술에 대한 기대와 풍부한 유동성, 동시에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가 맞물리면서 전강후약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 실현과 리스크 관리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구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삼성전자는 2.69 상승하며 장중 10만 원을 한때 돌파했으나, 이후 상승 폭을 줄여 종가 기준 10만 원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SK하이닉스는 장 후반 약세로 돌아서며 0.19 하락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0.36 올라 강보합권을 유지했고, 두산에너빌리티와 KB금융은 각각 1.38, 1.16 상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0.47 올랐고, 삼성물산은 4.82 급등하며 강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할 상장 이후 낙폭을 키우며 9.06 하락했다. 조선·해운 관련주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각각 0.72, 4.88 내렸고, 인터넷 대표주인 NAVER와 카카오는 각각 3.07, 1.36 떨어졌다. 성장주와 경기민감주 간 차별화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 업종이 5.82 오르며 강세를 보였고, 유통과 건설 업종도 각각 2.15, 1.65 상승했다. 반면 제약 업종은 4.72 하락해 낙폭이 컸고, 오락문화와 음식료 업종도 각각 2.86, 2.71 떨어졌다. 방어주와 성장주의 엇갈린 흐름 속에서 업종별 수익률 차별화가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0.41포인트 0.05 내린 856.03에 마감해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코스닥 지수는 개장 직후 867.84로 전장 대비 11.40포인트 1.33 오른 수준에서 출발한 뒤 장 초반 871.68까지 올랐으나,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장 마감 무렵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724억원, 52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99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코스닥에서는 공격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성장주 비중이 큰 코스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개인 차익 실현으로 지수는 제한적인 움직임에 그쳤다.

 

주요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알테오젠은 1.71 하락했고,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도 각각 0.79, 0.13 내렸다. 에이비엘바이오와 레인보우로보틱스 역시 각각 4.10, 1.23 떨어졌다. 반면 펩트론과 리가켐바이오는 각각 1.76, 0.76 상승했고, HLB는 3.74 올랐다. 리노공업은 11.88 급등했고, 케어젠도 5.32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가비아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추진 보도가 전해지며 18.73 급등,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3조2,330억원으로 집계돼 전날 21조4,110억원보다 8조1,780억원 줄었다. 단기 급등 이후 관망세가 확대되면서 거래 열기가 다소 식은 모습이다.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7조5,040억원으로, 전날에 이어 7조 원대를 유지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메인마켓을 합한 거래대금은 6조8,980억원으로 나타났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4.7원 내린 1,472.4원에 형성됐다. 전날 같은 시각 기준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5원 오른 1,477.1원을 기록하며 약 7개월 반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으나, 이날에는 일부 상승분을 반납하며 소폭 안정세를 되찾았다.

 

시장에서는 미국 통화정책 완화 기대와 미중 관계 개선 가능성이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지지할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기관 중심 매물이 얼마나 소화될지가 관건으로 거론된다. 향후 증시 방향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글로벌 기술주 실적, 환율 흐름 등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신채원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코스피#삼성전자#코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