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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 경제성·작전 효율성 높인다”…대한항공,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개방형 플랫폼 개발 착수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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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 정책을 둘러싼 무인기 전력 경쟁에서 민간 항공·방산업체와 군 연구기관이 손을 잡았다. 국방부가 추진 중인 K-MOSA 정책과 연계된 개방형 무인기 플랫폼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군 전력 구조 개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16일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다종 임무 장비 운용을 위한 개방형 무인기 플랫폼 기술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대한항공은 2029년 5월까지 약 4년 반 동안 무인 편대기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핵심 요소 기술 연구를 맡는다. 총 연구개발 예산은 약 193억원 규모다.

연구의 핵심은 여러 종류의 임무 장비를 동시에 관리·운용할 수 있는 개방형 무인기 개발이다. 대한항공은 정찰, 감시, 공격, 전자전 등 임무별 센서와 장비를 모듈화해 장착·운용할 수 있는 개방형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모듈형 설계를 통해 임무 장비를 상황에 맞게 신속히 교체해 다양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한항공은 앞서 2025년 8월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제시한 과제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이후 4개월간 세부 협의를 거쳐 연구 준비 절차를 마무리했다. 회사 측은 이 과정에서 무인 편대기 운용 개념, 장비 표준화 방향, 후속 사업 연계 방안 등을 중점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이번 연구가 국방부가 추진하는 국방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 정책, 이른바 K-MOSA의 무인항공기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K-MOSA는 표준화된 공통 아키텍처와 모듈화 개발을 통해 육해공 전 분야 무인체계를 신속히 확보하고, 장비 교체만으로도 전력 운용의 유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K-MOSA 개념이 무인기에 적용되면 방산업체는 표준화된 무인 기체와 탑재 장비를 기반으로 대량 생산에 나설 수 있고, 군 운용부대는 임무 장비를 쉽게 교환해 전력 조합을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면서도 작전 지속 능력과 대응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대한항공은 과제 수행을 위해 LIG넥스원, 리얼타임비쥬얼, MNC솔루션 등 국내 무인기 분야 전문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은 임무 장비와 전자식 체결장치 등의 공동 개발에 나서고, 다양한 편대 운용 시나리오를 통해 임무 효과 분석도 병행할 계획이다. 전자식 체결장치는 모듈화된 장비를 신속하면서도 안정적으로 기체에 결합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이번 협약으로 무인기의 경제성과 작전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개방형 무인기 플랫폼 기술을 적기 개발할 것"이라며 "K-MOSA 기반 개방형 개념을 무인 편대기 체계 개발 사업에 적용해 미래 항공 작전의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국방 자주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K-MOSA를 통해 지상·해상·항공 무인체계 전반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어, 개방형 무인기 플랫폼 연구 성과가 향후 관련 입법과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향후 방위력 개선 사업 심사 과정에서 무인체계 표준화의 효율성과 예산 집행 타당성을 집중 점검할 전망이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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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국방기술진흥연구소#k-mo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