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대리 초치였다”…조현 외교부 장관, 조지아 구금사태 대응 논란 해명
미국 조지아주에서 지난달 발생한 한국인 대규모 구금 사태를 둘러싸고, 조현 외교부 장관과 정치권이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야권 의원이 조현 장관에게 “주한 미국대사를 초치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조 장관은 “초치해서 얘기했다”며 주한 미국대사대리 조셉 윤을 불러 직접 항의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317명이 미국 조지아주에서 구금된 사건은 9월 4일 발생했고, 직후 미 국무부 2인자인 크리스토퍼 랜도 부장관이 9월 13일부터 14일까지 방한했다. 조현 장관은 “랜도 부장관 방한 전, 대사대리를 불러 이 문제를 논의했고 출국 전에도 직접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주한 미국 대사대리 초치 사실을 공개한 적은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초치의 외교적 의미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이 “장관의 초치가 공식 외교 절차와 다르다”고 추궁하자, 조 장관은 “장관이 어떻게 비공식적으로 얘기하겠나. 저는 초치였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어진 질의에서 조 장관은 “이 사안으로 따로 대사대리를 불러 면담한 것은 아니지만, 초치와 동일한 수준으로 대응했다”고 다소 온건한 입장을 내놓으며 한발 물러났다.
외교적 용어인 ‘초치’는 단순히 부르는 행위를 넘어 항의·경고의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의미로 쓰인다. 실제로 한국 정부가 주한 미국대사를 공식 초치한 전례는 극히 드물다. 2019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국면에서만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해리 해리스 당시 주한 미국대사와 항의성 면담을 한 바 있고, 이 조차 ‘초치’ 용어 사용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에 따라 한미 간 외교 관례를 둘러싸고 정치권 공방이 예고된 가운데, 정부의 향후 외교 행보와 추가 설명이 주목된다. 외교부는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사건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