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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부터 GLP-1까지”…종근당, 미국서 신약 R&D 경쟁력 선보여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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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약물 접합체(ADC) 기반 항암제, 구강형 GLP-1 비만신약, 아데노신 A2A 수용체 면역항암제 등 혁신 신약 후보군이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종근당이 최근 미국 주요 학회에서 릴레이로 발표한 연구 성과들은 회사의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이 항암 및 대사질환, 면역항암 영역에서 경쟁 구도를 선도할 잠재력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문 및 세션 발표를 ‘ADC·GLP-1 경쟁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월드 ADC 2025에서 자체 개발한 CKD-703의 비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CKD-703은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에 차세대 ADC 기술을 융합한 항암 신약 후보로, 미국 FDA 임상 1·2a상 승인을 받아 비소세포폐암 및 다양한 고형암 환자 대상 임상이 진행 중이다. 비임상에서 CKD-703은 c-Met에 대한 뛰어난 특이성과 암세포 내부로 빠른 약물 전달 능력, 균일한 약물 결합비율(DAR)과 혈중 안정성, Fcγ 수용체 최소화에 따른 내약성 개선, 그리고 경쟁력 있는 종양 억제력을 확인했다. 기존 ADC 개발 후보들 대비, c-Met 발현 암종 타깃성·정밀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어 4일 개최된 2025 미국비만학회에서는 경구형 GLP-1 수용체 작용제 신약 ‘CKD-514’가 주목받았다. CKD-514는 구조 최적화와 용해도 개선으로 대동물에서 우수한 생체이용률을 확보했다. 임상 전 결과에서는 오포글리프론 대비 적은 용량에 유의한 체중감소와 동등 이상 혈당강하 효과가 확인됐다. 후속 계열도 세마글루타이드 등 기존 GLP-1 약물과 대사 개선 효과에서 우위를 보였다. 주사제 위주였던 비만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경구 신약 플랫폼으로, 차별화된 복용 편의성과 시장성이 기대된다.

 

또 7일 열린 2025 미국면역항암학회에서는 아데노신 A2A 수용체 길항제 ‘CKD-512’의 연구가 소개됐다. CKD-512는 종양미세환경의 고농도 아데노신 신호를 억제해, T세포 활성을 회복시키는 면역항암제다. 한국과 대만에서 임상 1상을 진행 또는 계획 중인 상황이다. 높은 수용체 친화력과 지속성, phospho-CREB(면역활성 억제 신호)의 강력한 저해, 기존 면역관문억제제(ICI)와 병용 시 시너지 효과 등에서 기존 A2AR 길항제 계열과 차별화된 약물학적 특성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GLP-1 계열 경구 신약의 개발 주도권을 놓고 미국과 일본, 유럽계 빅파마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아데노신 수용체 및 ADC 분야 역시 주요 다국적제약사, 바이오벤처가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종근당은 플랫폼 수준의 설계 기술과 준비된 임상 전략으로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꾀하는 모습이다.

 

한편 모든 신약 후보물질은 미국 FDA 임상 진입에 따른 규제·임상 설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ADC, GLP-1 신약 등은 약효·내약성, 독성 안정성 평가가 까다롭고, 글로벌 시장의 기술 상용화까지는 각국 규제당국의 허들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경구 비만치료제, ADC 항암제 등은 기존 주류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이라며 “해외 임상 및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이 본격화된다면 한국 바이오 업계의 신약 경쟁력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 성과와 신약 파이프라인들이 실제 글로벌 시장 진입 및 상업화에 성공할 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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