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PBM 등재·FDA 승인 호재에도 주춤한 셀트리온…수급 부담에 단기 조정 압력
12월 3일 셀트리온 주가가 미국 FDA 추가 승인과 대형 PBM 등재라는 호재에도 18만원대에서 보합권 흐름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글로벌 상업화 성과로 장기 하락세는 진정되는 모습이나,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이 겹치며 단기 주가 방향성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신규 바이오시밀러의 상업화 속도와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 여부가 향후 주가 재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장중 기준 셀트리온 주가는 18만3,700원으로 전일 대비 0.27% 하락 중이다. 장중 고가는 18만5,000원, 저가는 18만3,100원을 기록하며 변동폭이 크지 않은 제한적 등락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는 18만원 중반대를 중심으로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며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고, 6개월 흐름으로 보면 20일 이동평균선 인근에서 지지력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관찰된다.
![[특징주 분석] 미 PBM 등재 및 FDA 승인…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장악력 확대](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3/1764734292996_837858962.jpg)
수급은 단기 부담 요인이다. 12월 2일 기준 외국인은 약 1만8,000주, 기관은 약 7만1,000주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불과 11월 말 기관이 8만주 이상을 순매수하며 반등장을 이끌었던 흐름과는 상반된다.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단기 조정 압력이 가중될 수 있으나, 반대로 매수 전환 시 수급 개선과 함께 탄력적인 반등이 나타날 수 있는 구간에 들어서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셀트리온은 42조4,275억 원으로 코스피 12위에 올라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함께 지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 대형주 그룹에 속하며, 상장주식수는 약 2억3,096만 주로 유동성이 풍부하다. 동일 업종 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이 약 76조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작지만,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글로벌 판매에서 독자적인 포지션을 구축해왔다. 외국인 지분율은 21.39%로 업계 상위권이며, 이 때문에 글로벌 자금 유입과 이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뚜렷하다.
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면 2025년 예상 실적 기준 셀트리온의 PER은 51.42배, PBR은 2.25배로 추정된다. 업종 평균 PER 68.18배와 비교하면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ROE가 4.7%로 예상돼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개선 여지가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 컨센서스 투자의견은 4.00점의 매수 구간으로, 목표주가는 23만1,765원 수준이다.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상승 여력은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재무구조는 안정적이다. 부채비율은 19.77%에 그치고, 유보율은 8,000%를 상회해 향후 연구개발과 인수합병 등 성장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주가의 중장기 동력은 미국과 유럽을 축으로 한 규제 승인과 처방집 등재 소식이 지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 FDA로부터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 옴리클로의 300mg 프리필드시린지 PFS 제형 승인을 획득했다. 오말리주맙 성분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용량 라인업을 모두 갖춘 유일한 제품으로 평가받으며, 의사와 환자의 선택 폭을 넓힌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이 전체 오말리주맙 시장의 약 89%를 차지하는 만큼, 이번 승인 확대는 향후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견인할 수 있는 핵심 카드로 부각된다.
처방약급여관리업체 PBM과의 계약 확대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셀트리온은 미국 3대 PBM 가운데 한 곳과 골질환 치료제 스토보클로와 오센벨트 데노수맙의 등재 계약을 체결했다. PBM은 미국 사보험 시장에서 처방 약제 목록과 환급 구조를 사실상 좌우하는 만큼, 등재 여부가 곧 시장 접근성과 초기 매출 성장 속도를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한다. 셀트리온은 상위 5위권 PBM과 추가 계약까지 확보하며 커버리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어, 내년 이후 북미 매출 가시성이 점차 높아지는 국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흥시장 공략도 병행 중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는 최근 칠레 공공조달청과 협의를 거쳐 해당국 공립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중남미 의약품 시장은 공립 부문 비중이 약 80%에 달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이번 진입은 단발성 계약을 넘어 중남미 전역에서 공적 조달 확대를 노릴 수 있는 발판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북미와 유럽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다변화를 추진하는 과정이 리스크 분산과 장기 성장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셀트리온은 동시에 신약 역량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AI 신약 개발 기업 갤럭스와 다중항체 신약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차세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신약 중심으로 고도화하려는 시도로, 연구개발 성과에 따라 기업 가치 재평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다만 신약 개발은 장기간의 임상 과정과 대규모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성과 가시화 시점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관점도 공존한다.
이처럼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헬스케어, PBM 수혜주 테마의 교차점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허가 확대와 PBM 등재를 통해 실적 성장의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고, 중남미 시장 진출이 매출처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실제 공급 계약과 처방 등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 위주의 테마주와는 차별화된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다만 업계 대표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교하면 구조적 차이가 존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 중심 사업모델에 기반한 생산능력과 장기 수주 계약을 강점으로 내세운다면, 셀트리온은 직접 제품 개발과 판매를 통해 2025년 기준 26.78% 수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반면 낮은 ROE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자본 효율성은 개선 과제로 남아 있어, 향후 수익성 개선과 자본 운용 전략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가격대별 대응이 분화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18만원 선 지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 중심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어 단기 물량 소화 과정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미국 PBM 등재 효과와 오말리주맙 등 신제품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부터 주가 레벨업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일부 리서치에서는 18만원 지지 확인 시 분할 매수 전략, 17만5,000원 이탈 시 보수적 리스크 관리, 수급 개선과 함께 19만5,000원 돌파 시 추세적 상승 전환 가능성 등을 점검 구간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바이오 섹터 특유의 높은 변동성과 대외 변수는 상시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환율 변동은 수출 비중이 높은 바이오 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미국 헬스케어 정책 변화나 약가 규제 강화 가능성도 경계 대상이다. 경쟁사 진입 확대에 따른 약가 인하 압력, 주요국 규제 환경 변화 등도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향후 셀트리온 주가 흐름은 미국과 유럽에서의 처방 데이터와 실적 반영 속도, 글로벌 경기와 금리 여건, 규제 환경 변화 등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