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네이티브 개발자 찾는다”…카카오, 신입 공개채용 전면 확대
AI를 깊이 활용하는 ‘AI 네이티브’ 개발자 인재상이 IT산업의 인력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카카오가 2년 만에 그룹 단위 신입 공개 채용을 시작하며, 개발자 역할과 역량의 근본적 전환을 선언했다. 업계는 이번 공개채용 방침을 ‘AI 협업 시대 기술력 확보 경쟁의 분기점’으로 주목하는 분위기다.
정규돈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사내 기술 블로그를 통해 “AI를 단순 도구가 아닌 인류 문명의 운영체제(OS)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AI 네이티브’ 역량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 CTO는 현재를 ‘지능 혁명’으로 규정하면서, AI가 산업 및 일상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제2의 산업혁명만큼 강력하다고 진단했다.

정 CTO가 강조한 ‘AI 네이티브’란, 대형 언어 모델(LLM) 등 기존의 강력한 AI 인프라를 OS처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자체 개발 대신 튜닝 및 커스텀 역량에 집중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카카오는 자체 LLM 구축 대신, 외부에서 공개된 강력한 AI를 내부 업무에 맞게 맞춤화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카카오 내부 실험에서 1명의 개발자가 AI 툴을 활용해 단 1주일 만에 앱 프로토타입을 완성했다는 결과가 확인됐으며, 레거시 코드 환경에서도 생산성이 최대 100%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기술 변화는 기존 개발 프로세스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반복적 코딩이나 운영 작업을 AI가 직접 처리하게 되면서, 개발자의 역할은 아키텍처 설계, AI 에이전트 관리, 그리고 창의적 프로토타이핑으로 대폭 확장되고 있다. 정 CTO는 “개발자는 AI가 제시한 결과를 검증·최적화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 아웃풋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역시 대형 AI 모델을 중심으로 한 ‘인재 튜닝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유럽 등 주요 IT기업은 자체 대형 언어 모델 개발과 더불어, 도메인 특화 튜닝 전문가 육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소규모 기업이나 개인은 AI를 활용해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경로를 찾고 있다. 정 CTO는 “2030년이면 1인 기업이 데카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도 등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AI가 일상적 개발 업무에 본격 투입되는 환경에서는, ‘주니어’·‘시니어’ 구분보다 AI와의 협업 마인드와 기술 도메인 전문성이 더 중시된다. 정 CTO는 “AI를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해 동료처럼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이 미래 개발자의 경쟁력”이라며, AI가 도출한 결과를 평가·개선하는 기술적 통찰력 역시 강조했다.
한편 디지털 전환 기류 확산으로 AI 인재 선발 기준 역시 변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그룹 내 전 직군 신입 공채를 단일 플랫폼에서 동시 진행하고 있다. 공개채용 지원서는 이달 28일까지 접수한다. 지원자는 카카오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중 한 곳에서 선택 지원할 수 있다.
정신아 카카오 CA협의체 의장은 “AI 기술에 익숙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창의적 해답을 이끌어내는 신입 개발자들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채용 혁신을 시작으로, AI 네이티브 인재 확보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자리잡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