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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탐사 미션 수행해보며 배우자”…우주청, 스페이스 캠프로 미래 인재 키운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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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기술이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청소년 단계부터의 인재 양성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주항공청이 전국 중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스페이스 캠프는 단순 견학 수준을 넘어 실제 미션 설계와 수행을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교육 현장의 관심을 모은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기 경험 중심 교육이 우주탐사와 위성, 우주수송 등 미래 핵심 분야의 인력 저변을 넓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주항공청은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전국 중학생 70명을 초청해 제2회 우주항공청 스페이스 캠프를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미래 우주항공 분야를 이끌 잠재 인력을 발굴하고, 현업 연구진과의 직접 교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참가 학생들은 대한민국 최초 우주인인 이소연 박사의 실제 우주 체류 경험을 듣고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시간도 갖는다.

이번 캠프는 우주항공에 대한 호기심을 실제 탐구 활동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주항공청은 강의 위주가 아닌 실습과 체험 비중을 크게 높여, 학생들이 연구 과정 전반을 몸으로 익히는 탐구형 캠프로 기획했다. 우주항공청 내부 연구원들이 직접 미션 코치로 참여해 학생들이 사전에 준비한 탐구계획서를 검토하고, 현실적인 우주·위성 임무 수행 절차와 비교해 피드백을 제공한다.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학생들이 다루게 될 탐구계획서와 미션 설계는 실제 우주항공 프로젝트가 거치는 초기 개념 설계 단계를 축소한 형태다. 예를 들어 위성 임무를 설정할 때는 관측 대상, 탑재체 구성, 운영 궤도와 데이터 수집 방법을 정해야 하는데, 캠프에서는 이를 교육 수준에 맞춰 단순화해 경험하도록 구성한다. 청소년들은 이 과정을 통해 우주탐사와 인공위성 개발, 우주수송, 미래항공 등 각 임무별 연구가 어떻게 기획되고 추진되는지 기본 원리를 체감하게 된다.

 

우주항공청은 우주탐사, 인공위성, 우주수송, 미래항공 등 임무별 연구원을 미션 코치로 배치했다. 학생들은 코치와 함께 탐구 주제를 정리하고, 실제 우주 프로젝트에서 사용하는 문제 정의 방식과 유사한 절차로 탐구계획서를 다듬는다. 이후 조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스스로 설정한 미션을 해결하고, 결과를 정리해 발표하는 전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기존 강의 중심 진로 캠프에 비해 연구·개발 프로세스를 직접 수행해보는 비중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27일 오전에는 이소연 박사가 온라인 특강을 통해 자신의 우주 체류 경험을 소개한다. 강연 주제는 우주에서 본 지구의 모습, 무중력 환경에서의 실험 수행 과정, 우주 실험이 갖는 과학적 의미와 난제 등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의 생활,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응하는 방법 등 실제 현장에서만 나올 수 있는 사례가 공유돼, 학생들이 우주 임무의 현실적 난이도와 도전 가치를 동시에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오후에는 국립청소년우주센터에서 우주인 훈련 장비 체험, 태양 및 지구 표면 실시간 관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우주인 훈련 장비 체험은 이소연 박사가 실제 우주에 나가기 전 받았던 훈련 과정을 바탕으로 구성된 장비를 활용해, 회전과 가속도, 공간 지각 훈련 등을 안전한 수준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태양 및 지구 표면 실시간 관찰은 망원 장비와 원격 관측 시스템을 활용해 우주환경 감시의 기본 개념을 익히는 교육 단계로, 향후 위성 운용과 지구 관측 분야로의 관심을 확장하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조기 인재 양성을 위한 체험형 교육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항공우주 기관은 청소년 대상 캠프를 통해 모의 발사체 설계, 큐브위성 조립, 모의 임무 통제 등 심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이 연구원과 실제 우주인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 스페이스 캠프를 주기적으로 운영한다면, 국내에서도 유사 수준의 경험 기반 인재 육성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책 측면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우주항공청이 추진하는 국가 우주 전략과 연계된 장기 인력 양성의 출발점으로 해석된다. 우주 탐사선, 차세대 중형위성, 차기 발사체 등 대형 사업이 늘어날수록 공학, 물리학, 데이터 분석, 시스템 엔지니어링 분야의 전문 인력이 대규모로 필요해진다. 중학생 시기부터 우주항공 분야를 진로 옵션으로 인식시키고, 실제 연구 현장과 연결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향후 인력 수급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윤영빈 우주항공청 청장은 이번 캠프에 대해 청소년들이 탐구 과정을 직접 수행하며 우주항공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나갈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기회라고 평가하며, 스페이스 캠프를 우주항공청 대표 교육 프로그램으로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학교 교육과 연계된 정기적 커리큘럼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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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이소연#국립청소년우주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