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고래 매도에 네트워크 식었다”…리플 XRP, 56% 폭락 경고에 투자심리 급랭

윤지안 기자
입력

2025년 12월 30일(현지시각 기준) 암호화폐 시장에서 리플 XRP(엑스알피)가 연말을 앞두고 핵심 지지선을 시험받으며 급격한 조정 위험에 직면했다. 네트워크 활동 둔화와 대형 투자자의 매도세가 동시에 포착되면서, 주요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현 수준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 시나리오가 제기돼 시장 불안을 키우는 상황이다.

 

크립토베이직에 따르면 리플 XRP는 최근 장중 한때 1.91달러(약 2,770원)까지 반등했지만, 상승 탄력을 이어 가지 못하고 1.86달러(약 2,690원) 선으로 되밀렸다. 지난 7월 기록한 고점 3.66달러(약 5,300원)와 비교하면 40% 이상 떨어진 수준이며, 2025년 초 강세장 출발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수익률은 마이너스 19%를 기록 중이다. 반복되는 고점 돌파 실패가 누적되며 투자 심리는 낙관론에서 경계 모드로 빠르게 선회했다.

리플 XRP가 2달러 선 재진입에 실패하고 매도 압력에 밀려 상승분을 반납했다. (사진=톱스타뉴스)
리플 XRP가 2달러 선 재진입에 실패하고 매도 압력에 밀려 상승분을 반납했다. (사진=톱스타뉴스)

시장 분석가들은 최근 약세 흐름이 단기 조정에 그치지 않고 리플 네트워크 펀더멘털의 약화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베테랑 온체인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는 리플 XRP 원장(Ledger)의 일일 활성 주소 수가 12월 초 4만6,000개에서 최근 3만8,500개로 약 16%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거래·송금 등 실제 사용을 의미하는 활성 주소가 줄어들면서 네트워크 수요가 꺾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마르티네즈는 또 블록체인 데이터상에서 이른바 ‘고래’로 분류되는 대형 보유자들이 최근 약 4,000만 개의 XRP를 시장에 내다 판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물량이 차익 실현이든 손절매든 매도세 확대로 이어지면서 유동성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XRP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최대 56%까지 밀려 0.80달러(약 1,160원) 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비관적 전망은 리플 투자자들 사이에 강한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XRP는 미국(USA)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 공방 이후 규제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며 한때 3달러 중반대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추가 모멘텀 부재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약화 속에서 상승 피로가 누적돼 왔다. 연말을 하루 앞둔 시점임에도 뚜렷한 반등 동력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당초 기대됐던 ‘연말 랠리’는 힘을 잃은 모습이다.

 

다만 외신이 전한 수치와 폭락 가능성을 직접 연결하는 데 대해선 신중론도 제기된다. 활성 주소 16% 감소가 곧바로 50%가 넘는 가격 폭락으로 이어진다는 인과관계는 통계적으로 입증되지 않았고, 고래 매도 물량 4,000만 개가 실제 시장 유통량과 일일 거래 규모를 감안했을 때 가격을 ‘절반’까지 끌어내릴 수 있는 수준인지에 대한 정밀 분석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말 세금 손실 상계(Tax-loss harvesting)와 같은 계절적 요인, 글로벌 금리 수준과 유동성 축소 등 거시경제 변수를 감안해야 한다고 본다.

 

향후 XRP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는 기술적 차원의 핵심 지지선이 거론된다.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1.77달러(약 2,560원) 선은 1차 방어선으로 인식돼 왔다. 이 가격대가 무너지면 알고리즘 매도와 투매 심리가 맞물리며 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반대로 매수세가 재유입돼 이 구간 방어에 성공할 경우, 급락 시나리오는 지연되거나 당분간 박스권 횡보 국면에 머무를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서도 고위험 자산 선호 약화 조짐이 포착되고 있어 리플 XRP의 약세는 개별 코인의 이슈를 넘어선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미국(USA)과 유럽(Europe) 주요국 중앙은행이 고금리 기조 유지에 무게를 두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성장성이 높은 대형 기술주와 일부 비트코인(BTC) 중심 자산으로 쏠리는 양극화된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다. 이 같은 조정 국면에서 알트코인에 속하는 XRP는 변동성이 더 확대될 위험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리플 생태계의 장기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국제 송금 효율화와 탈중앙 결제 인프라 구축이라는 리플의 비전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며, 규제 환경과 금융기관 도입 속도에 따라 중장기 수요가 재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현재의 조정이 장기적으로는 가격 재조정과 체계적 리스크 정리를 통한 ‘건강한 숨 고르기’ 과정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한다.

 

리플 XRP 가격이 단기 경고 시그널을 실제 폭락으로 이어가게 될지, 아니면 지지선 방어와 함께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게 될지는 향후 몇 주간의 거래 패턴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투자자들은 온체인 지표와 규제 환경, 거시경제 여건 등을 종합해 리플 XRP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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