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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초 차이의 벽”…이주호, 200m 신기록에 멈춘 도전→앞으로 남긴 뜨거운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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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초 차이의 벽”…이주호, 200m 신기록에 멈춘 도전→앞으로 남긴 뜨거운 약속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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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뜨거운 아레나에서 전광판을 바라보는 이주호의 뒷모습에는 목표를 향한 간절함이 고스란히 담겼다. 단 한 번의 터치, 숨 가쁜 마지막 스트로크. 모든 건 0.06초의 찰나에 갈렸다. 그러나 그가 수면 위에 새긴 1분55초70의 기록은 한국 배영 역사에 또 다른 계단을 올려놓았다.

 

2025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배영 200m 준결승에서 이주호는 자신이 1년 8개월 전 세운 기록을 0.35초 앞당기며 한국 신기록을 경신했다. 준결승 16명 중 9위, 단 한 명만이 앞서 결승 티켓을 쥐었다. 결승선에 먼저 도착한 8위 루크 그린뱅크와의 거리는 고작 0.06초, 경기장 곳곳에서 아쉬움과 환호가 뒤섞였다.

“1분55초70 신기록”…이주호, 세계선수권 결승 불발 속 의미있는 진전 / 연합뉴스
“1분55초70 신기록”…이주호, 세계선수권 결승 불발 속 의미있는 진전 / 연합뉴스

무엇보다 이번 준결승은 세계 무대에서 아시아 선수의 존재감을 확인한 시간이기도 했다. 이주호와 니시오노 고다이(일본)만이 아시아 선수로 이름을 올렸고, 두 선수 중 이주호가 가장 빠른 기록을 써내려갔다. 이미 100m에서도 한국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200m에서도 다시 한번 자신만의 벽을 넘는다.

 

이주호는 경기 직후 “파리 올림픽 이후 전 세계 선수들의 기록이 더 빨라짐을 느꼈다. 결승 진출이 쉽지 않다는 것을 곧 알았지만, 오랫동안 바랐던 1분55초대 목표를 이뤄 만족한다”고 말했다. 뒤돌아보면, 지난해 카타르 도하 대회 결승 5위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거쳐, 이번 대회에서는 아시아 최고 순위를 확보했다.

 

비록 세계선수권 연속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이주호는 내년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새 목표를 다짐했다. 남자 배영 100m 예선도 17위로 마무리되며 이제 남은 남자 혼계영 400m 예선을 앞두고 있다.

 

지금 이주호의 하루는 흩날리는 물살만큼이나 빠르게 흐르고 있다. 간절함과 아쉬움, 그 모든 감정이 다음 도전을 더욱 뜨겁게 만든다. 이주호가 남긴 또 하나의 기록과 약속은 한국 수영의 내일을 다시 써내려갈 원동력이 된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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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세계수영선수권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