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수생 18만명, 22년 만에 최고”…수능 접수자 55만명 돌파로 본 입시 지형 변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 총 지원자가 55만4174명에 이르면서 2004학년도 이후 2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다른 해에 비해 졸업생, 검정고시 합격자 등 이른바 'N수생' 규모가 18만2277명으로 집계돼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나타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월 8일 이 같은 통계를 발표하며, N수생 최다 기록의 배경에 2007년생 고3 수험생(‘황금돼지띠’)의 대규모 응시가 한몫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N수생은 졸업생과 검정고시 등 고교 학력 인정자를 아우르는 집단이다. 올해부터 의대 정원이 복구된 영향으로 졸업생 지원자는 1862명 줄었으나, 검정고시 등 비전형 지원자가 2246명 늘면서 전체 N수생은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검정고시 지원자는 전년 대비 11.2% 늘어난 2만2355명을 기록했고, 이는 고교 내신체제 변동에 따른 집단 자퇴 현상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검정고시 지원자가 약 4만명을 넘었던 1995학년도 이래 31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으며, "내신 불이익을 우려해 자퇴 후 수능 준비에 집중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재학생 지원자도 전년보다 3만1120명(9.1%) 늘어난 37만1897명으로 확인됐다. 이번 해 고3은 출생률이 일시적으로 높았던 ‘정해년 황금돼지띠’ 세대로, 수험생 대규모 응시 현상과 맞물렸다.
수능 접수자와 응시생 증가세가 이어짐에 따라 수능 고득점자 역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변별력 확보의 중요성이 커졌고, 의대 등 최상위권부터 중위권까지 예년보다 보수적이고 복잡한 입시 전략이 요구되는 형국이다.
입시 전략의 또 다른 변수로 '사탐런'(이과생의 사회탐구 선택)이 현실화되며, 사회탐구만 선택한 지원자가 전체의 61%에 달했다. 사회·과학탐구를 1과목씩 고른 인원도 16.3%였던 반면, 과학탐구만 택한 학생은 작년의 약 19만명에서 올해 12만명대로 7만명이나 감소했다.
입시 전문기관 종로학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사회탐구에서 2등급 이내 인원이 1만6880명 증가하는 반면, 과학탐구에서는 1만2316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탐 과목 선택자는 수시 수능 최저 충족 인원 증가로 학교 내신 변별력이 더 높아지고, 과탐 선택자는 수시 최저 미달 사태가 예상된다"며 입시 전략 불안정성과 제도적 과제를 지적했다.
대입 환경의 불확실성과 함께 학력인증경로, 내신제 등 제도적 변화가 맞물리며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입시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올해 수능 변화가 향후 대학 입시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제도적 정비와 실효성 확보를 둘러싼 논의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