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칩 20대 급등…유상증자 흥행에 재무 리스크 완화 기대
자율주행 반도체 기업 넥스트칩 주가가 유상증자 흥행과 사업 확장 기대를 동반하며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규모 자본 확충으로 재무 리스크가 완화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이 유상증자 초과 청약과 방산·로봇 진출 계획 등 복합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해석하며, 향후 수익성 개선 여부가 중장기 주가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보고 있다.
5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장중 기준 넥스트칩 주가는 2,610원으로 전일 대비 21.96 상승했다. 이날 주가는 장중 2,775원까지 치솟은 뒤 2,075원까지 밀리는 등 넓은 가격대를 오가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최근 한 달 동안 유상증자 권리락 효과와 자율주행 섹터 반등이 맞물리며 주가 흐름이 요동치는 가운데, 이날 5일선과 20일 이동평균선을 동시에 상향 돌파한 점이 기술적 추세 반전 기대를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유상증자 흥행 성공에… 넥스트칩 자율주행 관련주 수급 탄력 강화](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5/1764916343488_261729854.jpg)
상승세의 정면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성공적 마무리가 자리하고 있다. 넥스트칩은 최근 진행한 유상증자에서 구주주 청약률이 100를 넘기며 실권주 우려를 떨쳐냈다. 최대주주 앤씨앤도 약 40억 원 규모로 참여해 책임 경영 의지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조달 자금이 채무 상환과 연구개발에 투입되면서 자본잠식 이슈와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2일과 3일 이틀 동안 외국인은 약 34만 주를 순매수하며 반등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 반면 기관은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차익 실현과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외국인 매수 유입 시 주가 탄력이 강화되는 패턴이 반복된 만큼, 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의 연속성을 단기 주가 관전 포인트로 삼고 있다.
넥스트칩은 5일 기준 시가총액 약 526억 원, 상장주식수 약 2,016만 주 규모의 코스닥 중소형 팹리스 반도체주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는 1,236위 수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메모리·IDM 기업과 비교하면 체급 차이가 크다. 다만 자율주행 비전 SoC와 차량용 영상처리 장치에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종 내에서 독립된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2.54 수준으로 낮은 편이나, 신규 수급이 유입될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구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재무구조와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시장 컨센서스 기준 2024년 예상 매출액은 3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 증가가 점쳐지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영업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이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수익성 개선 압박이 지속되는 국면이다. 현재 주가순자산배수 PBR은 29.54배로 리노공업 14.03배, SK하이닉스 2.2~3배 수준 추정 등 동종 업계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적자로 인한 자본총계 축소와 미래 성장 기대가 중첩되면서 고평가 논란이 공존하는 구간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부채비율은 2024년 12월 기준 530 수준으로 높은 편이지만, 이번 유상증자 대금 유입으로 재무 레버리지 부담은 일정 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에선 조달 자금이 차입금 상환과 연구개발 투자로 배분될 경우, 이자비용 절감과 기술 경쟁력 제고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실제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지 않으면, 밸류에이션 재평가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사업 확장성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넥스트칩은 차량용 ISP와 APACHE6 SoC 기술을 기반으로 방산 분야 진출을 공식화했다. 열화상 프로세서와 인공지능 반도체를 결합한 센서 융합 솔루션을 통해 야간·악천후 환경에서도 정확한 물체 인식이 요구되는 국방, 감시, 특수 장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수요 둔화 우려를 방위산업과 로봇 등 고성장 영역으로 보완하려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술 제휴와 글로벌 마케팅 계획도 주가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넥스트칩은 APACHE6 플랫폼에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블랙베리의 QNX 운영체제를 탑재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강화된 안전·보안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 1월 개최 예정인 CES 2026에서 단독 부스를 운영해 차세대 비전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전시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와 신규 수주로 이어질 경우, 중기 성장 스토리가 구체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동종 업종 내 비교에서 드러나듯 리스크 요인도 뚜렷하다. 넥스트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처럼 생산부터 판매까지 아우르는 종합반도체 기업이 아닌 설계 전문 팹리스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구조를 갖췄지만, 안정적인 영업현금 창출이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자율주행과 비전 SoC 분야에서의 기술 잠재력은 인정하면서도, 실제 양산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는 시점을 밸류에이션 재산정의 기준선으로 보고 있다.
주가 측면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공존한다. 낙관적 시각에서는 유상증자 흥행과 외국인 수급 개선을 바탕으로 2,400원 선을 지지할 경우, 직전 고점 2,800원 부근 돌파를 재차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보수적인 관점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과 향후 신주 상장에 따른 오버행 부담이 겹칠 경우, 2,200원 선 이탈 시 기간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기적으로는 차량용 ISP 사업의 흑자 전환과 APACHE6 양산 공급 계약 체결이 추세적 상승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데 시장의 시각이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상증자 이후 신주 상장까지 이어질 주가 변동성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방산 및 로봇 진출 계획이 단기 테마성 재료에 그칠지, 실질적인 수주 공시와 매출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재무구조 개선의 초입에 진입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실적 가시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은 뉴스 흐름과 외국인 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향후 글로벌 수주 성과와 수익성 지표 개선 정도에 따라 넥스트칩의 주가 평가가 다시 정립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