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6% 급락”…지배구조 개편·석유화학 재편 충격에 재평가 기로
롯데지주 주가가 지배구조 개편과 석유화학 사업재편 이슈가 겹치며 단기 급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배당과 저PBR 매력이 부각되고 있지만, 그룹 전반의 구조조정 비용과 차입 부담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롯데지주에 대한 시장 재평가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석유화학·유통·건설 부문의 이익 회복 속도와 재무 안정화 수준을 가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27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 주가는 2만7,75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6.09% 하락 마감했다. 장중 한때 2만6,650원까지 밀리며 3만원 초반대 지지선이 무너졌고, 거래량은 약 131만주로 최근 한 달 평균(약 39만주)을 크게 웃돌았다. 한 달 동안 주가는 3만350원대에서 2만7천원대로 약 8%가량 내려앉았고, 5일선과 20일선, 60일선을 모두 밑돌며 단기 약세 추세를 재확인했다.
![롯데지주[00499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26/1764140115990_916306001.jpg)
이번 한 달간 주가를 흔든 변수는 네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내놓은 석유화학 구조재편안이 업계 최초 본격 재편이라는 점에서 중장기 효율화 기대와 동시에 단기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어 HQ 체제 종료, 롯데지주 공동대표 전환, 부회장단 전원 용퇴, 20개 계열사 최고경영자 교체 등 강도 높은 지배구조 개편이 발표되며 조직 안착 비용과 구조조정 부담이 부각됐다. 롯데건설 회생설 등 재무 이슈 루머가 돌자 롯데지주가 즉각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점도 그룹 재무 건전성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신유열 부사장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를 겸임하고 전략컨트롤 조직 핵심 역할을 맡게 된 점은 후계 구도와 바이오 성장축 강화 측면에서 장기 스토리를 더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화학 재편안과 임원 인사 발표 전후로 매매 방향을 수차례 바꾸며 변동성을 키웠다. 최근 6거래일 기준으로 외국인은 -4만5,899주 순매도 뒤 257주, 3만1,412주 순매수에 나섰지만 이후 -1만4,973주, -3,081주, -1만9,324주를 다시 내다 팔며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기관 역시 -3만2,454주 순매도 이후 3,765주, 3만188주 순매수로 방향을 틀었다가 -2만6,902주, 1만5,231주, -1만4,029주로 매매가 엇갈렸다. 시장에서는 구조재편 발표 구간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로 전환되며 주가가 급락하고, 이후 일부 저가 매수와 차익 실현이 반복되는 패턴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한다.
동일 업종 내에서 롯데지주는 삼성물산, SK스퀘어, 두산, LG 등 주요 지주·복합기업과 비교된다. 이날 롯데지주가 6.09% 하락한 반면 주요 지주사 상당수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해 단기 성과는 업종 하위권에 머물렀다. 시가총액은 약 2조9,000억원대로 코스피 141위 수준이며, 외국인 지분율은 8.19%로 동종 대형 지주사 대비 낮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자금이 아직 롯데지주에 적극적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진단한다.
재무와 밸류에이션을 보면 롯데지주의 연간 매출액은 2023년 15조1,598억원에서 2024년 15조7,570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937억원에서 3,405억원으로 줄며 영업이익률이 3%대 초반에서 2%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2024년 당기순이익은 -9,461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대까지 밀렸다. 반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3배로 장부가 대비 큰 폭의 할인 구간에 있고, 배당수익률은 4%대 초반으로 동종 지주사 가운데 배당 매력은 유효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컨센서스 기준 투자의견은 매수 수준(4.00점)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목표주가는 4만원으로 제시돼 있다.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40%대 초반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어 숫자상 저평가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다만 최근 몇 분기 연속 순손실과 마이너스 ROE가 이어지고 있어, 저PBR과 고배당 매력이 실제 주가 재평가로 이어지려면 화학·유통·건설 등 핵심 계열사의 이익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무 건전성을 보면 부채비율은 2022년 127%에서 2024년 146% 수준으로 높아졌고, 당좌비율은 60% 안팎에서 50%대 초반으로 내려왔다. 유보율은 3만8,000%대에 달해 장기 체력은 견조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총차입금 증가와 단기차입 비중 확대가 차환 부담을 키운다는 평가가 반복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동대표 체제 전환을 계기로 구조조정과 자산매각 등을 통해 레버리지 축소에 속도를 내는지가 향후 밸류에이션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이번 임원 인사는 롯데그룹 체질 개선 의지를 드러낸 조치로 해석된다. 그룹은 26일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HQ 체제를 사실상 종료하고 롯데지주 대표이사를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동시에 부회장단 전원 용퇴와 유통·건설·화학 등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 20명을 교체하고, 식품군 HQ를 해체하는 등 조직을 대폭 손질했다. HR 혁신을 주도해온 인사가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현장 중심의 실행력 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는 평가다.
롯데지주 공동대표로는 재무·경영관리를 담당할 고정욱 사장과 전략·기획을 맡을 노준형 사장이 내정됐다. 두 사람은 각각 재무혁신실장, 경영혁신실장을 역임하며 그룹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롯데지주가 단순 지주회사를 넘어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본다. 다만 대규모 인사와 지배구조 변화가 단기적으로는 조직 안정 비용과 구조조정 부담을 수반할 수 있어, 실적 개선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보수적 스탠스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후계 구도와 신사업 전략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미래성장실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를 겸임하며 역할이 확대됐다. 동시에 롯데지주 내 신설되는 전략컨트롤 조직에서 그룹 전반의 비즈니스 혁신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총괄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바이오를 그룹 핵심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지만, 바이오 산업 특성상 막대한 선투자와 긴 투자 회수 기간, 업황 변동성이 뒤따르는 만큼 지주사 가치에 본격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산업·글로벌 이슈 중에서는 석유화학 업황 둔화와 구조재편이 가장 큰 변수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사업재편 계획 승인 심사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주가는 동반 급락했다. 이번 재편안은 납사분해센터(NCC) 등 핵심 설비 합리화와 친환경·고부가 제품 중심 전환을 겨냥하지만, 물적분할·합병 구조와 정부 승인 절차, 재편 과정에서 발생할 일시적 비용과 지분가치 희석 가능성이 불확실성으로 인식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장기 효율화 기대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지주사 디스카운트 확대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재무·차입 구조를 둘러싼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최근 일부 보도에서는 롯데지주의 총차입금 증가와 자본 감소로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진 점, 1년 미만 단기차입 비중 확대에 따른 차환 압박이 부각됐다. 여기에 업황 부진 속에서 롯데건설 회생 가능성이 언급된 정보지가 돌자, 롯데지주와 롯데건설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루머는 진화됐지만 건설 업황 부진과 그룹 차원의 재무 안정화 과제가 여전히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시킨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테마 측면에서 롯데지주는 지배구조·지주사, 그룹 체질 개선, 석유화학 구조개편, 바이오 신사업, 유통·식품 조직 재정비, 건설 재무지원 이슈 등과 연계된 종목으로 분류된다. 최근 한 달간 가장 크게 작용한 재료는 석유화학 재편안과 HQ 폐지, 공동대표 내정으로,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키우는 요인과 구조개편 기대를 동시에 자극했다. 향후 테마 강세로 전환되기 위한 촉매로는 화학 부문 실적 회복 가시화, 레버리지 축소, 바이오·유통·식품 부문 수익성 개선 확인 등이 꼽힌다.
동일 업종 비교에서 롯데지주의 강점은 낮은 PBR과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 최근 분기 기준 영업이익 증가세 전환이다. 반면 마이너스 ROE와 순손실 지속, 낮은 외국인 지분율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배당과 자산가치에 기댄 방어적 매수는 가능하겠지만, 본격적인 리레이팅을 위해서는 이익 체력 회복과 외국인 수급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향후 주가 전망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2만6,000원대 초반이 최근 장중 저점 구간으로 지지 여부를 시험받고 있고, 3만원 안팎에는 단기 매물대가 두텁게 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화학 재편안의 세부 구조가 구체화되고, 지배구조 개편 이후 추가적인 대형 악재가 더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될 경우 3만원선 회복 시도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대로 차환 이슈와 계열사 실적 부진 우려가 다시 부각될 경우 2만6,000원선 이탈 가능성도 점검해야 하는 구간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중기적인 시나리오는 엇갈린다. 보수적인 시각에서는 화학·건설 업황 부진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경우, 저PBR·고배당에도 불구하고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지속되며 주가가 2만 후반~3만 초반 박스권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낙관론자들은 석유화학 재편에 따른 효율화 효과가 본격화되고, 유통·식품·바이오 부문 성장 스토리가 실적에 반영될 경우 목표주가 4만원을 향해 디스카운트 폭을 줄여갈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두 시나리오 모두 구조개편 실행력과 재무정책 방향이 관건으로, 중기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유의사항으로 석유화학 사업재편의 세부 구조와 정부 승인 일정에 따라 지분가치와 회계 처리 방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첫손에 꼽는다. 아울러 차입 구조와 차환 리스크는 금리 수준과 자본시장 환경, 계열사 자산 매각 속도에 따라 민감하게 변할 수 있어 재무 관련 공시와 신용등급 변동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롯데그룹의 주력 업종이 건설·유통·화학 등 경기 민감 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와 소비, 원자재 가격 흐름도 동시에 점검해야 할 변수로 제시된다. 향후 롯데지주에 대한 시장 평가는 구조개편 성과와 재무 건전성, 배당 정책의 조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