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기 데이터 보호한다…맥컬리컬킨, 자녀 프라이버시 고수
아동 스타의 얼굴이 스트리밍 플랫폼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한 복제되는 시대에, 유년기 데이터와 사생활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가 IT·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 나홀로집에로 세계적 인지도를 얻은 배우 맥컬리 컬킨이 두 아들에게 자신의 아역 시절 영상을 적극적으로 숨기기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현실과 화면 속 캐릭터를 구분하지 못한 채 즐기도록 두겠다는 입장을 드러내며, 디지털 환경에서 미성년자 정체성과 초상권 보호 문제를 다시 환기시키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유명인의 가족 데이터 노출을 둘러싼 플랫폼 책임과 부모의 디지털 양육 기준이 향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민감한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미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맥컬리 컬킨은 캘리포니아 롱비치 테라스 극장에서 열린 나홀로집에 개봉 35주년 기념 상영회에 참석해, 약혼자 브렌다 송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들이 자신이 영화 속 주인공 케빈을 연기했다는 사실을 아직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컬킨은 자녀들이 디즈니플러스에서 나홀로집에를 반복해 시청하며 케빈 캐릭터를 좋아하지만, 화면 속 소년과 현실의 아버지를 동일 인물로 연결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컬킨은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구독형 스트리밍 서비스가 고전 영화와 아역 배우의 이미지를 세대 간에 끊임없이 재유통하는 구조를 형성했지만, 본인의 경우 이를 자녀의 자발적 시청 경험으로 남겨두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 이 착각을 가능하면 오래 유지하고 싶다고 말하며, 아동이 자기 부모의 대중 이미지와 디지털 기록을 이해할 준비가 되기 전까지는 설명을 최소화하겠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흥미로운 점은 자녀가 나홀로집에 속 장면을 실제 본인 경험처럼 받아들이는 대목이다. 컬킨은 아들에게 도둑들을 쫓아낸 일을 기억하냐고 묻자, 아이가 실제로 겪은 사건인 것처럼 응답했다고 전했다. 영화 속 춤 장면을 함께 따라 추는 등, 부모의 과거 영상이 아이에게는 하나의 가상 놀이 공간이자 기억 혼합의 자원이 되는 구조다. 이는 콘텐츠 플랫폼 시대에 가족 간 디지털 미디어 상호작용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해석된다.
컬킨과 브렌다 송은 자녀의 온라인 노출과 개인정보 보호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유명인의 자녀라는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자녀 얼굴과 일상을 소셜미디어에 적극 공개하지 않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이는 빅테크 기업과 콘텐츠 플랫폼이 축적하는 얼굴 이미지, 메타데이터, 위치 정보 등 생체·행동 데이터가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부모가 선제적으로 디지털 발자국을 줄이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IT·바이오 산업과 연관해 보면, 아동기의 얼굴 이미지와 영상 기록은 향후 얼굴인식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로 활용되거나, 연예인의 경우 가상 인간 모델링과 딥페이크 합성에 사용될 수 있는 잠재 자산이기도 하다. 실제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과거 아역 배우나 젊은 시절 배우의 얼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더블 제작과, 가상 출연 계약 구조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미성년자 시절의 이미지 권리와 데이터 활용 동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법률·윤리 쟁점으로 부각되는 배경이다.
컬킨 사례는 또 다른 측면에서, 유년기 빅데이터 축적을 전제로 한 맞춤형 광고, 추천 알고리즘의 과도한 개입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나홀로집에 같은 가족 영화가 특정 플랫폼에서 반복 소비될 경우, 아동은 취향 프로파일링과 시청 이력이 장기간 축적되는 구조에 놓인다. 유럽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과 일부 국가의 아동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 입법은 이런 데이터 수집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나, 글로벌 스트리밍 환경에서는 부모의 인지적 감독이 여전히 핵심 방어선으로 기능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아역 스타 출신 배우가 성인이 된 뒤 자녀 세대의 디지털 노출을 최소화하는 선택이, 향후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플랫폼 사업자에게 중요한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유년기 얼굴 데이터와 가족 콘텐츠를 둘러싼 권리 주체를 명확히 하고, 알고리즘 설계 단계에서 미성년자 보호 장치를 내장하는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계는 스타의 브랜드 파워와 가족 스토리를 마케팅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유혹과, 장기적 데이터 윤리 리스크 간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결국 기술의 진화보다 먼저, 디지털 시대 아동과 가족의 권리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와 제도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