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기다린 한 방”…안치영, 데뷔 첫 홈런 승부처→kt 8-1 완승 일구다
팬들의 시선이 한순간에 교차하는 3회말, 안치영의 방망이에서 kt wiz의 운명이 갈렸다. 무명 시절을 견뎌낸 8년의 결실은 소리 없이 터진 홈런 아치와 함께 야구장에 진한 울림을 새겼다. 마침내 맞이한 프로 첫 홈런은 역전 결승포의 상징으로 남았고, kt wiz는 안치영의 한 방에 힘입어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2024 KBO리그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이 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펼쳐졌다. 안치영은 이날 좌익수이자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회말 1사 1루 첫 타석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상대 선발 곽빈의 149㎞ 강속구를 정확히 받아친 안치영은 비거리 105m의 우월 투런 홈런으로 경기를 단숨에 뒤집으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이 한 방은 데뷔 173경기 만에 맛본 소중한 홈런이자, kt wiz 구단 역사에도 깊게 남을 순간이었다.

초반 두산에 0-1로 끌려가던 분위기를 단숨에 바꾼 안치영의 홈런은 kt의 공격에 불을 붙였다. 이어 선발 소형준이 6이닝 1실점의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고, 7회에는 허경민이 쐐기 3점 홈런을 만들어내며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안치영은 이날 1타석 1홈런 2타점으로 팀 승리에 크게 이바지했으며, kt wiz는 장타력과 집중력이 조화를 이루며 8-1로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안치영의 프로 데뷔 첫 홈런이 역전승의 결정적인 동력이 됐다”며 소형준과 안치영을 공동 수훈 선수로 언급했다. 입단 후 긴 무명 시간을 보낸 안치영은 군 복무를 거치고, 2023년에는 76경기 타율 0.290으로 발전을 보여준 바 있다. 2024시즌에도 40경기에 출장하며 점차 입지를 넓혀가고 있어, kt wiz의 새 얼굴로서 의미 있는 기록을 더하고 있다.
kt wiz는 이날 승리로 6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격차를 1.5경기로 벌려 5위 굳히기에 나섰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안치영과 같은 숨은 주역들의 활약이 이어진다면, 순위 경쟁에서도 한층 더 탄탄한 행보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 역시 안치영의 데뷔 첫 홈런 장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익숙지 않은 이름이 전하는 강렬한 한 방은 야구팬들에게도 오래도록 기억될 여운을 남겼다. 안치영은 구단을 통해 “첫 홈런이라 더 기쁘고, 팀에 꼭 필요한 순간이라 의미가 크다. 올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돕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침부터 이어진 장맛비가 그친 수원 야구장에, 오랜 꿈과 땀의 시간이 환한 표정으로 되돌아왔다. 쌓이고 또 쌓인 응원 속에 야구는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kt wiz의 이야기는 9월 10일 저녁, 수원의 잔디 위에서 팬들의 환호와 함께 이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