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PBV 비전 부각에 밸류 재평가 기대감…기아, 중대재해 악재 속 12만 원선 재도전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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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주가가 최근 중대재해 악재와 미래 비전 호재가 맞물린 가운데 12만 원선 안착을 재차 시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오토랜드 화성 사망 사고에 따른 생산·ESG 리스크가 부담이지만, 창립 80주년을 계기로 제시된 PBV와 미래 모빌리티 전략이 중장기 성장 기대를 키우며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이 부각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사고 조사와 미국 판매 동향, PBV 사업 구체화 여부가 향후 주가 흐름을 가를 변수라고 보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5일 오후 장중 기준 기아 주가는 122,500원으로 전일 대비 1.83% 상승 중이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는 11만 원 후반에서 12만 원 초반 사이 박스권을 오가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6개월 추세에서는 조정 이후 하방 경직성 확보를 시도하는 양상이 포착되고 있으며, 이날 상승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며 12만 원선 안착을 노리고 있다.

[분석] 미래 비전 제시... 기아 PBV관련주 밸류 재평가 흐름
[분석] 미래 비전 제시... 기아 PBV관련주 밸류 재평가 흐름

최근 흐름을 좌우한 재료는 화성공장 중대재해 사고와 80주년 미래 전략 발표다. 신차 타스만 주행 시험 중 발생한 사망 사고로 고용노동부 조사와 안전 점검이 강화되면서 단기 생산 일정 불확실성과 ESG 리스크가 부각됐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브랜드 이미지 훼손과 추가 행정 제재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주가 상단을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창립 8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PBV 목적 기반 모빌리티와 미래 모빌리티 로드맵이 구체화되면서 성장 스토리에 힘을 보탰다. 정의선 회장이 강조한 도전 정신과 함께 공개된 콘셉트카 비전 메타투리스모는 기아가 단순 완성차 제조업을 넘어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증권가는 이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중장기적으로 재평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최근 1주일간 매도 우위를 보이다가 12월 들어 매수 기조로 돌아선 점이 눈에 띈다. 기관도 12월 2일 하루에만 26만 주 이상을 순매수하며 주가 반등에 힘을 실었다. 이후 기관 수급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서는 구간에서 주가 반등 탄력이 커지는 패턴이 확인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화성공장 사고 관련 뉴스 흐름에 따라 수급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이다.

 

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면 기아는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9위 대형주로 상장주식수는 약 3억 9,041만 주다. PER은 6.22배로 동종 업계인 현대차의 7.79배보다 낮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다. 외국인 지분율은 40.05%로 현대차 35.75%를 상회해 글로벌 투자자 선호도가 비교적 높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시장 주도주로 분류된다는 점도 수급 측면에서 긍정 요인으로 거론된다.

 

실적과 재무 건전성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2024년 기준 예상 영업이익률은 11.79%,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19.09%로 업계 최상위권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예상 배당수익률은 5.30% 수준으로, 고배당 정책이 주주 환원 매력을 높이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 투자의견은 매수이며, 목표주가는 144,692원으로 제시돼 현재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진단이 제시된다.

 

산업 측면에서 미국 시장 판매는 견조하다. 11월 미국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하며 펀더멘털의 탄탄함을 재확인했다. 다만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세와 엔화 약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대는 중장기 경쟁 심화 요인으로 지목된다. 환율 흐름과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는 당분간 수익성을 지지하는 방어막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 로드맵 측면에서는 PBV 사업 구체화가 핵심이다. 기아는 PBV 아이디어 공모전과 생태계 확장을 병행하며 향후 자율주행과 물류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픽업트럭 타스만 출시는 세그먼트 확장과 북미 시장 공략 강화의 수단으로 평가되지만, 주행 시험 중 발생한 사고 여파로 초기 마케팅 전략과 출시 모멘텀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동일 업종 내에서 기아는 높은 이익률과 ROE를 바탕으로 견고한 기초 체력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글로벌 경쟁 격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및 인센티브 부담 증가는 향후 수익성 둔화 리스크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구조가 밸류에이션 하단은 지지하되 상단은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기술적 관점에서는 12만 원선 지지가 단기 관전 포인트로 제시된다. 이 가격대를 유지한다면 20일선 회복과 함께 추가 반등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수적인 시각에서는 11만 8,000원 이탈 시 손실 관리 필요성이 거론되며, 상방에서는 12만 6,000원 돌파 시 추세 전환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된다.

 

향후 주가 향방은 화성 공장 사고 조사 결과와 이에 따른 행정 조치, 생산 차질 여부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동시에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월별 판매 데이터, 일본 업체 공세, 환율 흐름 등이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PBV와 전동화 전략 성과가 실적과 주가에 반영되는 시점까지는 단기 변동성 확대에 유의하면서 중장기 성장 스토리의 실현 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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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pbv#타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