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케어젠 52주 신고가 재차 경신…경구 GLP-1 NDI 신청에 비만치료 모멘텀 확대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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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젠이 경구형 GLP-1 비만 치료 모멘텀에 힘입어 52주 신고가 구간을 다시 넓히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 FDA를 통한 핵심 파이프라인 코글루타이드의 신규 기능성 원료 NDI 신청과 글로벌 전시·파트너링 일정이 맞물리며 투자 기대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고마진 구조와 경구 GLP-1 성장 스토리가 주가를 견인하고 있지만, 높은 밸류에이션과 규제·임상 일정 리스크를 함께 점검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케어젠은 21일 장 마감 기준 7만7,700원으로 전일 대비 13.93% 상승했다. 시가는 6만7,300원에서 출발해 장중 한때 7만8,700원까지 치솟았고, 저가는 6만5,200원까지 열렸다. 거래량은 69만주를 웃돌아 최근 한 달 평균치를 크게 상회했으며, 단기 수급이 주가를 강하게 끌어올린 하루로 평가된다.

케어젠[21437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케어젠[21437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주가 흐름을 보면 10월 중순까지만 해도 6만원 안팎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10월 17일 5만9,700원을 저점으로 10월 말 6만4,900원까지 완만한 우상향을 이어가다, 11월 중순 이후 코글루타이드 관련 이슈 부각과 함께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11월 13일 단기 조정 후 18일과 20일 연속 상승을 거쳐 21일에는 7만원 후반에 안착하며 한 달 새 20% 중반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6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올해 6월 2만~3만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7만~8만원대로 올라서며 저점 대비 두 배 이상 뛴 상태다. 7월·9월·11월에 각각 10% 안팎의 일간 급등 뒤 가격 조정과 거래량 축소가 반복되는 패턴도 뚜렷했다. 최근 급등으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7만원 초중반대 신규 매물대와 8만원 부근 신고가 레벨이 단기 지지·저항 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 달 주가를 움직인 재료는 코글루타이드의 미국 NDI 신청과 유럽·아시아를 아우르는 글로벌 전시·파트너링 참가다. 시장에서는 코글루타이드 상업화 기대와 높은 수익성, 글로벌 인지도 확대가 주가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고평가 구간 진입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규제·임상 일정 지연 리스크도 동시에 의식되는 분위기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온도 차가 눈에 띈다. 11월 13~20일 사이 외국인은 일부 매도일을 거친 후 18일 5만4,889주, 20일 3만5,996주를 순매수해 한 달 누적으로 6만주 안팎 순매수 우위를 보였다. 같은 기간 기관은 간헐적 매수에도 불구하고 11월 13일과 20일 각각 9,938주, 7,065주를 순매도해 전체적으로는 소폭 순매도에 그쳤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 매수 전환 시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강세를, 기관·외국인 동반 매수 시에는 거래량이 급증하며 단기 반등이 강화되는 패턴이 확인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동일 업종 내 비교에서도 특성이 부각된다. 차바이오텍, 지씨셀, 에이치이엠파마, 푸른소나무 등 바이오 동종 종목이 보합권 내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케어젠의 일일 등락률은 13% 중반대로 차별화된 강세를 연출했다. 시가총액은 약 4조1,600억원 수준으로 비교군 가운데 가장 크고, 코스닥 전체에서는 13위에 올라 중형주 상단에 위치한다.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13%대 중반으로 무난하지만, 주가수익비율 PER 130배대, 주가순자산비율 PBR 6배대는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성장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재무·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면 고마진 구조와 높은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나타난다. 연간 매출액은 2022년 691억원, 2023년 792억원, 2024년 826억원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6억원, 404억원, 342억원 수준이며, 영업이익률은 40~50%대 중후반을 유지해 동종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순이익률 또한 30~50%대 구간을 유지해 영업 단계에서 확보한 수익성이 최종 이익까지 이어지는 구조로 평가된다.

 

ROE는 연간 12~18%대, 최근 분기 기준 13% 안팎으로 자기자본 효율성은 무난하다. 부채비율은 한 자릿수, 당좌비율은 300~800%대로 재무건전성은 업계 상위권으로 분류된다. 다만 현재 주가 기준 PER는 100배를 훌쩍 넘어섰고, PBR도 6배 안팎으로 높은 편이다. 배당수익률은 0.83%로 배당 매력은 크지 않은 수준이며, 증권사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되지 않아 시장에서는 개별 리포트보다는 테마·이벤트 중심으로 주가를 평가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코글루타이드의 미국 NDI 신청이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코글루타이드는 GLP-1 수용체와 IGF-1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 작용 기전으로 체중 조절과 대사 균형에 효과를 보였다. 비만하지 않은 정상 BMI 성인을 대상으로 한 12주 중간 임상 데이터도 공개돼 경구용 GLP-1 계열이라는 차별화 포인트가 부각됐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공식 등록 절차에 착수했다는 점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NDI 신청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통상 신청 후 75일 안팎의 검토 기간을 거쳐 승인 여부가 결정되며, 현재로서는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코글루타이드가 건강기능식품 범주로 상업화될지, 보다 엄격한 의약품 트랙을 선택할지에 따라 향후 매출과 수익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신약 수준 효능을 지니더라도 건강기능식품 포지셔닝을 위해 표시 효과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논쟁거리이자 리스크로 지적된다.

 

글로벌 전시·파트너링 일정도 중장기 모멘텀에 힘을 싣고 있다. 케어젠은 10월 말 독일 CPHI 2025와 유럽 최대 바이오 파트너링 행사인 BIO-Europe 2025에 연이어 참가해 합성·바이오미메틱 펩타이드 플랫폼과 주요 파이프라인을 집중 홍보했다. 11월에는 독일 뒤셀도르프 MEDICA 2025에서 코글루타이드를 포함한 체중조절·피부·모발 관련 제품군을 선보이며 글로벌 의료·바이오 기업과의 접점을 확대했다. 단기간 매출로 직결되기보다는 중장기 파트너십·기술이전 가능성을 키우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확장이 병행 중이다. 11월 초 태국 in-cosmetics Asia와 홍콩 COSMOPROF Asia에서 케어젠은 비시술 표정주름 개선 원료 PTx, 헤어 회복 솔루션 DR.CYJ iDR, 근육 건강 펩타이드 마이오키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마이오키는 레바논 보건 당국으로부터 의사 처방용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 승인을 받아 중동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펩타이드 기반 건강기능식품·코스메슈티컬 라인업이 글로벌 규제 등록과 함께 순차적으로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은 장기 체력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실적에서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이 50% 후반대를 기록하며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익성을 이어갔다. 시장은 매출 성장 둔화보다는 고마진 구조와 파이프라인 상업화 가능성에 더 높은 가중치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매출 성장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현재와 같은 고PER·고PBR 체제 유지가 어렵다는 점에서 장기 투자자들은 성장률 회복 여부를 계속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테마 측면에서 케어젠은 경구 GLP-1 계열 비만·대사질환 관련주이면서 펩타이드 기반 건강기능식품·코스메슈티컬 테마주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 비만·체중관리 시장이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는 가운데, 주사제 중심 GLP-1 시장에서 경구형 대안이라는 스토리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K-바이오 수출, 펩타이드 플랫폼, 코스메틱 원료 수출 테마가 겹치며 단기적으로는 테마성 수급이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동일 바이오 업종 내 상대 비교에서는 강점과 약점이 분명하다. 강점은 영업이익률과 ROE 등 수익성 지표다. 차바이오텍, 지씨셀, 에이치이엠파마, 푸른소나무 등이 적자이거나 낮은 수익성에 머무는 반면 케어젠은 40~50%대 영업이익률과 두 자릿수 ROE를 기록해 펀더멘털 우위를 보인다. 반면 약점은 높은 밸류에이션과 낮은 외국인 지분 비중이다. PER·PBR이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외국인 보유 비율도 동종 대형주 대비 높지 않아, 향후 성장성 기대가 일부라도 약화될 경우 주가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망과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 1개월 시계에서는 수급과 이벤트 일정이 관건으로 꼽힌다. 7만원 초중반대는 최근 급등 구간에서 새로 형성된 매물대로, 이 구간을 지지하며 외국인 매수세가 유지될 경우 8만원 안팎 신고가 재도전 시나리오가 유효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7만원선이 무너지고 거래량이 급감하면 6만원 후반대까지 단기 조정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기 6개월 시계에서는 NDI 심사 결과, 글로벌 파트너십 진척, 매출 성장률 회복 여부가 주가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보수적 시나리오에서는 코글루타이드 관련 규제·임상 일정이 지연되거나 파트너링에도 불구하고 가시적 계약 소식이 늦어질 경우 고PER·고PBR 부담이 부각되며 6만원대 중반~7만원 초반 박스권 기간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있다. 반대로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NDI 승인, 후속 파트너링, 파이프라인 상업화 이벤트가 연달아 나타날 경우 코스닥 상위 바이오주로서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강화되며 8만원대 이상 새로운 가격 레벨 탐색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 유의사항으로는 첫째, 바이오·제약 섹터 특성상 기대감이 선행되는 경우가 많아 규제 변경, 임상 지연, 데이터 해석 이슈 등이 발생하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둘째, 전시·파트너링 일정은 실제 매출·기술이전으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이벤트 공백기에는 수급이 약화될 소지도 있다. 셋째, 고밸류 구간에서 추가 자금조달이나 유상증자, 파이프라인 성과 부진 등이 겹칠 경우 조정 폭이 일반 성장주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테마 변동성보다 코글루타이드와 펩타이드 포트폴리오의 실제 상업화 속도, 재무지표 추이를 구분해 살피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당국과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미국 NDI 결과와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경쟁 구도, 국내외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케어젠 주가와 밸류에이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분기 실적과 주요 파이프라인 진척 상황에 시선이 쏠려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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